민주노총이 민주당 중심의 위성정당에 당선권에 번호를 받고 비례정당에 참여한 것과 관련 진보진영 일각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9월 대의원대회에서 "친자본 보수양당 지지를 위한 조직적 결정은 물론이고 친자본 보수양당을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친자본 보수양당체제 타파를 위한 정치제도개혁 투쟁과 직접정치, 체제전환운동 대중화를 위한 정치사업을 전면화한다"는 총선방침을 채택한 것과 달리 보수양당의 한 축인 민주당 중심의 위성정당에 참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데모당 이은탁 씨는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노총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에 참여한 기본소득당을 지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언급하면서 "하지만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이번 민주당 통합비례정당은 꼼수 위성정당이 아니다. 시민사회와 운동진영이 노력과 힘으로 얻어낸 성과라며 진보당 지지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사실상 위성정당'이라고 인정하는데도 양경수 위원장은 아니란다. 주는 사람이 가짜 돈이라고 하는데 받은 사람이 그걸 들고서 은행에 저금하러 가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이 씨는 "민주노총은 작년 9월 14일 제77차 대의원대회에서 ▲친자본 보수양당 지지를 위한 조직적 결정은 물론이고 친자본 보수양당을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친자본 보수양당체제 타파를 위한 정치제도개혁 투쟁과 직접정치, 체제전환운동 대중화를 위한 정치사업을 전면화한다는 총선방침을 채택했다.

이 씨는 그 자리에서 2024년 총선에서 진보정치의 단결을 이루어내고 지긋지긋한 기득권 양당정치에 종지부를 찍자라고 말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에게 호소한다고 했다.

그는 "위성정당은 민주주의의 후퇴다. 전노협·민주노총·진보정당운동에 대한 부정이다. 싸우다 지면 다시 싸울 수 있지만 투항하면 궤멸이다. 어떻게 지느냐가 중요하다. 최후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한 광주시민군의 항쟁이 있었기에 5월을 넘어 6월항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은 독배다. 목이 마르면 우물을 파야지 양잿물을 마셔서야 되겠는가"라고 했다. 

이 씨는 "1인2표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노동자·민중이 수십 년을 싸워 쟁취한 성과다. 위성정당은 이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다시 보수양당의 아가리에 갖다 바치는 짓"이라면서 "우리 사회의 미래, 소수자의 희망, 진보정당의 싹을 짓밟는 폭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위성정당은 투항이다. 민주당 정권 때 동지들의 관을 메고 싸운 민주노총이 스스로 민주당의 품에 안기는 짓이다. 민주당의 마름이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씨는 "빼앗긴 것은 되찾을 수 있지만 내어준 것은 되찾기 어려운 법이다. 깃발 들고 진군하다 쓰러지면 누군가 다시 그 깃발을 부여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운동이다. 의원 한두 석에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을 팔지 않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위성정당에 동참하는 진보정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 바란다. 그것이 대의원대회 결정을 따르는 길이다. 이건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총의 민주주의와 원칙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대변인을 지낸 정호희 씨도 페이스북에 진보정당에 비례대표로 출마한 민주노총 간부의 사진을 첨부하고 쓴소리를 냈다.

정 전 대변인은 "민주노총은 작년에 "전·현직 간부의 지위를 이용해 친자본 보수양당을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그 결정 당시 사무총장이던 전종덕 씨가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 후보로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변인은 "민주당이 몇달만에 '친자본 보수정당'에서 '친노동 진보정당'으로 환골탈태하기라도 했나?"라면서 "제발 민주노동운동에 헌신했던 선배들과 100만 조합원들을 부끄럽게 하진 말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