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전략공천지 4곳과 공천심사 17곳(단수공천 14곳, 경선 2곳)을 발표했다. 이날 공천에서는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의원과 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 등 현역 4명이 컷오프 됐다. 친명계 지도부는 현역 10명이 기존 지역구에 단수공천됐다.

전날에는 광주 지역에서 비명계 현역 3명이 탈락했다. 이 지역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변호인과 특보가 현역을 물리치고 공천권을 따냈다. 경선룰 개정을 통해 권리당원 비중을 높인 것이 톡톡한 효과를 봤다.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 의원과 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 의원이 22일 공천 컷오프에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가 구성한 공천관리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당 소속 의원들에 의해 신뢰가 무너지면서 공천 파동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관련된 사법리스크에 대한 금기어도 깨졌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공관위 공천심사 결과 발표 직후 이재명 당 대표실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노 의원은 "이건 공천이 아니라 독재다"라며 "나만 금품 관련한 재판 받고 있나. (이재명이랑) 다 똑같이 받고 있잖아. 이렇게 하는 공천은 공천이 아냐, 사천이지"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한 이수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 만들기에 앞장 선 것을 후회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동안 두 의원 모두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야당 탄압이라며 검찰을 향해 정치보복, 검찰독재라며 이 대표를 옹호해왔다.

 의원은 금기어인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직격했다. 또 이 대표가 백현동 사건과 관련 김인섭 씨 판결문을 보면 그동안 이 대표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지리하게 끌어온 이 대표 관련 의혹 사건에서 오랜 시간 끝에 첫 판결인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 재판결과를 정면 공격했다.

이재명 대표는 거짓말쟁이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했다.

이 의원은 "누구보다 이재명 대표를 믿었다. 그런데 백현동 판결문을 보면서 총선을 이끌어야 할 당 대표가 그 판결에 의하면 너무나 이 (총선) 결과가 너무나 보여서 저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중도 이상의 많은 분들은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품 관련 재판을 받는 게 저 혼자가 아닌데, 이 지역만 전략 지역으로 한다는 건 명백히 고무줄 잣대"라며 "이건 공천 전횡이고 공천 독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자신이 대장동·백현동 사건과 공직자선거법, 위증교사 사건 재판을 받는 범죄 혐의자이고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재판이나 검찰수사를 받는 상황을 거론한 것이란 관측이다. 

이 의원은 "당 대표를 그만두라는게 아니라 총선 지휘를 다른 사람이 하고 그분은 조금 물러나 있어야 총선에서 조금이라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백현동 의혹과 관련된 첫 판결에서 김인섭 씨가 구속되면서 이 대표 역시 유죄가 나올 것이 확실한 만큼 총선 지휘봉을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강경파 의원모임은 처럼회 소속인 이 의원은 백"현동 사건 판결문을 보고 이 대표가 국민에 게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 대표 만들기에 앞장선 것을 후회한다고 양심고백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발언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의원이 국회 법사위 등에서 이 대표 옹호에 적극 나섰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왜 침묵했느냐는 것이다. 

이와함께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역할에 나섰는 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노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 결정을 승복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근거와 기준이 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당과 국민의 공익, 승리가 아닌 사욕과 비리, 모함으로 얼룩진 현재의 당 지도부 결정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까지 느낀다"며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이 대표를 믿었다. 그러나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재명 대표를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아직 다른 당에 가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지만 동작을의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만약 어이없는 전략공천을 한다면 그래서 주민과 당원들이 '어떻게라도 뛰어달라'고 하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포함된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김한정(재선·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이날 당이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히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상 절차에 따라 재심을 요청했다"며 "공관위 회의도 있기 전에 문자 하나 보내 기각이라고 하면 이 결과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공관위가 재심위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제게 일방적으로 보낸 기각 결정은 절차상 하자가 분명하고, 당헌·당규상 위반이라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재심 과정이 당규에 따라 진행됐다며 "관련 절차에 따라 공관위원장이 이의신청자들이 제출한 소명 자료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로부터 이관받은 자료를 함께 심사한 결과 이유가 없다고 인정해 기각했다"고 했다.

김한정 의원은 입장문에서 "재심 청구에 관한 통지가 '명백한 하자가 없기 때문에 재심 청구를 기각한다'고만 돼 있다"며 "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일절 알려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명백한 하자가 없다는 것을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말하는 시스템이 이런 것이냐"며 "정말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면 재심 과정을 통해 당사자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존경한다고 하니 존경하는 줄 아느냐고 했던 이 대표는 당에 대해서도 말이 바뀌고 있다. 한두번이 아닌 이 대표가 새로울 것도 없지만 이재명도 거짓말쟁이 정치인의 한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총선 국면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탈당은 김종민(재선)·이원욱(3선)·조응천(재선)·김영주(4선) 의원에 이어 다섯명으로 늘어놨다.

전직 의원 중에는 유승희 전 의원이 탈당했다. 

정세균계에서 친명계로 돌아선 안규백 의원은 추미애 전현희 전 의원과 최근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을 여전사로 표현했다.

안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여전사 3인방이 임전무퇴의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수도권에 배치될 것이라고 했다.

여전사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여러곳에 경쟁력을 돌려봤지만 여론조사 지지도는 이 대표의 기대와 달리 낮게 나오고 있다. 

여전사의 역할이 고작 대정부 비판과 이재명 옹호를 위한 용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세명 모두 변호사 출신으로 이 대표를 옹호하기 위한 법률적 조력과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공천 파동에 대한 책임론과 사퇴 요구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툭하면 사퇴하라 소리하는 분들이 계신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아마 1년 내내 365일 대표가 바뀌어야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21대 총선 공천에서는 공천 사천 논란과 당 대표에 대한 사퇴요구는 크게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