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2일 서울 마포갑과 동작을, 경기 광명을, 경기 의정부을 등 4곳을 전략 지역구로 정했다. 비 이재명계인 노웅래, 이수진, 김민철, 양기대 의원은 지역구에서 사실상 컷오프됐다. 반면 이재명 대표의 개인적 사법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며 친명 수호대로 불리는 장경태, 박찬대 박범계 의원 등은 기존 지역구에 무더기로 단수공천됐다.

전날 박용진 의원과 김한정 의원 등이 하위 10% 통보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비명계 컷오프에 반발이 커지면서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추가 전략지역구 지정 및 5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현역 의원인 노웅래(4선·마포갑)·이수진(초선·동작을)·양기대(초선·광명을)·김민철(초선·의정부을) 의원의 지역구다.  

전략 공천 지역에는 영입 인재 공천이나 제한 경선을 치르게 된다. 이에 따라 노웅래·이수진·김민철 의원은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도 다 같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5차 심사는 총 17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단수공천 지역은 12곳, 경선 지역은 4곳이다. 경북 경산에 단독 입후보한 유용식 예비후보는 심사 결과 '공천 배제'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은 안규백(4선·서울 동대문갑)·박범계(3선·대전 서을)·박찬대(재선·인천 연수갑) 등 현역 의원 10명을 단수 공천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된 단수공천지 12곳 중 10곳은 현역 의원이 공천됐다. 

현역 단수공천은 안규백·박범계·박찬대 의원을 비롯해 장경태(초선·서울 동대문을), 강준현(초선·세종을), 송옥주(재선·경기 화성갑), 허영(초선·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임호선(초선·충북 증평진천음성), 문진석(초선·충남 천안갑), 강훈식(재선·충남 아산을) 의원 등이다.

나머지 2곳은 원외인 남영희 전 지역위원장(인천 동미추홀을)과 황명선 전 논산시장(충남 논산계룡금산)이 단수공천됐다. 

동미추홀을 현역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고, 논산계룡금산은 민주당을 탈당한 새로운미래 김종민 의원이다.

경선 대상 선거구는 서울 도봉을, 인천 중·강화옹진, 인천 동미추홀갑, 충북 충주 등 4곳이다.

서울 도봉을은 현 오기형 의원과 강민석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인천 동미추홀갑에선 현 허종식 의원과 손호범 전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홍보부장이 경선한다.

인천 중·강화옹진은 이동학 전 최고위원과 조광휘 전 인천시의원,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충북 충주에서는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과 박지우 전 지역위원장, 맹정섭 전 지역위원장 간 3인 경선을 치른다. 

이날 공관위 발표에서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된 노웅래(4선·서울 마포갑)·이수진(초선·서울 동작을) 의원이 22일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했다. 

노 의원은 이재명 당 대표실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이수진 의원은 이 대표 2선 후퇴를 요구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노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 결정을 승복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근거와 기준이 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품 관련 재판을 받는 게 저 혼자가 아닌데, 이 지역만 전략 지역으로 한다는 건 명백히 고무줄 잣대"라며 "이건 공천 전횡이고 공천 독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의 탈당은 김종민(재선)·이원욱(3선)·조응천(재선)·김영주(4선) 의원에 이어 총선 국면에서 빚어진 5번째 현역 의원 탈당이다.

이 의원은 "당과 국민의 공익, 승리가 아닌 사욕과 비리, 모함으로 얼룩진 현재의 당 지도부 결정에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까지 느낀다"며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이 대표를 믿었다. 그러나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재명 대표를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아직 다른 당에 가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지만 동작을의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만약 어이없는 전략공천을 한다면 그래서 주민과 당원들이 '어떻게라도 뛰어달라'고 하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포함된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김한정(재선·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이날 당이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히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상 절차에 따라 재심을 요청했다"며 "공관위 회의도 있기 전에 문자 하나 보내 기각이라고 하면 이 결과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공관위가 재심위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제게 일방적으로 보낸 기각 결정은 절차상 하자가 분명하고, 당헌·당규상 위반이라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에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재심 과정이 당규에 따라 진행됐다며 "관련 절차에 따라 공관위원장이 이의신청자들이 제출한 소명 자료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로부터 이관받은 자료를 함께 심사한 결과 이유가 없다고 인정해 기각했다"고 했다.

김한정 의원은 입장문에서 "재심 청구에 관한 통지가 '명백한 하자가 없기 때문에 재심 청구를 기각한다'고만 돼 있다"며 "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일절 알려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명백한 하자가 없다는 것을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당 지도부와 공관위가 말하는 시스템이 이런 것이냐"며 "정말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면 재심 과정을 통해 당사자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2월 '현역의원 평가시 공천에서 감산하는 내용'의 당헌 100조를 개정했다.

이재명 대표는 당시 "정권을 되찾아오려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당원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정치,정당 시스템을 만드는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시스템 공천의 신뢰가 무너지고 공천이 아닌 사천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당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의 경우 올해 총선 후보자 경선에서 얻은 표의 감산 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했다. 당시 민주당은 당헌 25조도 개정해 대의원의 권한을 축소하고 권리당원의 발언권을 높였다.

이 대표는 당시 당헌을 위반해 도마에 올랐다. 100조 개정안은 현역 의원에게 불리하지만 ‘시스템 공천’을 위해 총선 1년 전 공천 기준을 확정하도록 한 당헌 97조 위배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