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4대강사업이 최대 정치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한 보수인터넷매체에 환경운동가 지율스님을 인격모독하고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승려와 신부들의 반대운동을 북한과 연계됐다는 주장의 칼럼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4대강사업을 지지하는 네티즌 조차 컬럼이 도를 넘었다며 실망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등 컬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제기하고 지적한 말은 얼마나 사실일까 들여다본다.

이법철 스님은 1일 보수인터넷매체 뉴데일리에 '천성산 도롱뇽이 낙동강에? 국책사업 비상'이란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지율 스님은 경부고속철 천성상 터널 관통공사로 도롱뇽이 멸종될 것이라며 공사에 반대하며 100일간 단식농성을 벌인 일로 유명한 환경운동가다.

이법철 스님은 부제에서 환경간판 단돌 4대강에 다모였다며 '국책사업 모두 망쳐라' 누구 주문이냐며 북한의 지령을 받고 움직이는 것처럼 북한과 연계까지 거론했다.

그러면서 국민혈세 수조원 낭비하고도 정부는 방관한다며 법치로 다스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칼럼은 1500만명에 이르는 4부대중이 일부 승려에게 국책사업에 반대할 권한을 위임해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는 전국 50여개 사찰에서 스님 1천여명과 불자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4대강 생명살림 수륙대제'를 올렸다.

수륙대제는 인간을 위한 개발과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희생된 물과 뭍 생명들의 넋을 위로하는 불교의식이다.  그가 주장하는 조계종 승려는 1만 3천여명이다. 수륙대제에 모인 승려가 1천여명으로 비율은 적지만 수도승들이 짧은 시간에 이처럼 많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적지않은 의미를 띠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안동과 상주지역의 낙동강 숨결느끼기 순례를 주관하고 있는 지율스님에 대해서는 도를 넘어 인신모독성 언사도 쏟아냈다.

그는 한국은 민주사회이기 때문에 국책사업에 찬반의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주목해야할 적신호는 환경운동을 빙자해 상습적으로 국책사업을 망치는 자들이라고 비난하고 그들의 핵심은 단골손님같은 일부 '승려'들과 일부 '신부'들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또 공사가 30~35% 진전되면 공사망치려는 육탄돌격을 개시한다며 평화적으로 진행하는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을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기자들을 초빙해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유인물(기자회견문을 지칭)을 나눠주고 유유상종의 동지들과 대집회를 열어 이목을 끌고 자신들의 행동이 마치 종교단체의 총체적 합의인양 선전선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의사표현은 지극히 평화적이며 반대시위 장소도 4대강 공사현장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경제성장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요. 성장의 결과로 인간답게 사는 삶의 터전이 파괴된다면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침묵과 은둔 속에 생활하며 세상에 나서는 일이 흔치 않았던 수녀들과 수사들이 수도원을 떠나 낙동강에 집결침묵의 낙동강을 따라 순례했다.

스님들도 서울 조계사에서 수륙대제를 평화적으로 올렸는데 그는 평화적인 시위를 육탄돌격으로 묘사했다.

그는 지율스님에 대해서는 사실까지 왜곡하며 비난했다.

이법철 스님은 "국책사업을 상습적으로 망치는 승려가운데 천성산 도롱뇽을 보호한다는 승려가 있었다"며 "이 승려 탓에 한국법원은 초유(初有)로, 원고를 도롱뇽으로 하여 법원에 소장이 제출된 바 있다"며 "법원을 농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책사업을 전매특허처럼 상습적으로 망쳐오는 일부 승려들은 도대체 무슨 권세와 권리가 있는가"라며 "가난한 중생은 돈은 없고 워낙 배고 고파 빵가게에서 빵 하나를 훔쳐 먹다가 절도죄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고, 감옥행을 한다.

그러나 상습적으로 국책사업을 망쳐오며, 결과적으로 국민혈세 수 조 원을 낭비케 해도 단 하루의 경찰서 유치장 처벌도 받지 않는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 구간인 사패산 터널 공사 막판에 거액을 받아 나눠먹었다며 환경문제로 돈 뜯는 악질 운동가들 비슷한 행동도 불사한다며 거액의 보상을 받았다가 배달사고를 일으켜 경찰조사를 받기까지 했다고 했다.

그의 주장은 일부 맞는 부분도 있지만 환경운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따라 컬럼의 대부분은 활동가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일색이었다.

그러면서 "그 승려(지율스님)는 국책사업은 상습적으로 망치면서, 감옥행을 하지 않기 위해 도주극을 벌였다"고 했다.

소신 있는 운동을 한다면서 왜 감옥은 두려워 하는가? 중생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는데, 승려가 왜 감옥행을 두려워 한다는 말"이냐고 했다.

하지만 2004년 8월2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율 스님이 청와대 앞 단식 도중 행방을 감춘 것과 관련 불교환경연대측은 "부산 내원사 주지 혜등 스님 등 30~40명의 내원사 비구니 스님들이 지율스님의 단식농성을 강제로 중단시키기 위해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모처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당시 단식기간이 길어지면서 정부가 총무원측에 항의했고 총무원이 내원사에 압력을 넣어 단식을 중단시키려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혜등 스님은 "세번째 장기단식에 돌입한 지율스님의 건강을 걱정해 강제로라도 단식을 중단시키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어 감옥행을 두려했다는 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이법철 스님은 또 "그녀(지율스님)는 도주 중에 사법부에 저항하는 표시로 금식을 했다. 그녀는 100일간 금식을 해도 건강할 수 있다는 국제적 기록만을 세웠다. 단 하루의 유치장 체험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율 스님은 사법부에 저항한 것이 아니다. 고속철 공사를 강행한 것은 정부와 고속철도공단이었다.
당시 불교환경연대와 시민단체들은 정부에 공사 우선 중단과 천성산 환경영향 재평가를 요구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지율스님에게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법철 스님은 또 지율스님을 테레사 수녀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깎아내렸다.

그 승려가 이제는 ‘4대강 죽이기’라며 낙동강 공구(工區)에 진지를 확보했다며 국책사업을 망치는 대신 비민주, 무인권속에 강제수용소에서 고통 속에 죽어가는 북한동포, 강변에서 공개처형 당하는 북한동포, 탈북을 시도하다가 압록강에서 총에 맞아 죽어 얼음위에 죽어있는 동포를 위해 운동을 벌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테레사 수녀처럼 지구촌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했다.

대림산업이 맡고 있는 4대강 공사 구간에서 희귀어종이 다량으로 죽어 은밀하게 파묻었다가 발각되는 등 당장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생명을 지키는 환경운동을 테레사 수녀 등에 비유해 폄하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환경운동론자들이 위장으로 민주화를 주창하며 남로당 행세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위장으로 민주화를 주창해왔다. 그들은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 민주화를 앞세우면서 지금은 남로당(南勞黨)이 아닌 위장간판을 내걸고, 남로당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상습적으로 국책사업을 망쳐오는 자들의 배후에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싫어하는 김정일 정권의 "국책사업은 모두 망쳐라!"며 북한과 연계시키는 억측도 내놨다.

그의 주장과 관련 뉴데일리에는 댓글이 이어지며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매체인 탓에 보수성향 네티즌의 지지글도 많았지만 일부 4대강 사업을 지지한다는 20대 네티즌조차 북한과의 연계등에는 실망했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법철 스님이 출가한 스님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스님은 출가할 경우 세속의 이름을 버리고 법명을 사용하는데 법명이 무엇인지, 과연 수계를 받고 출가를 한 스님이냐는 것이다.

이법철 스님의 컬럼이 인터넷포털 메인화면에 게시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