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사건에 관련된 재판 속기록과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를 재판과 관련없는 더불어민주당에 유출한 혐의로 현근택 변호사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회부됐다.

현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을 맡아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관련 기록과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자료를 받아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의 연장선에서 민주당은 홈페이지에 답정 기소,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과 검찰이 짜고 가짜뉴스를 생산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검찰수사를 비판했다.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은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 대북송금 대납 사건과도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어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는 재판 진행이 중요한 관심사다.

수원지검 형사1부(오종렬 부장검사)는 16일 이 전 부지사의 재판기록과 검찰 증거자료를 유출한 현근택 변호사를 형사소송법 위반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쌍방울그룹 뇌물 및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현근택 변호사는 지난해 2월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과정에서 등사한 검찰 증거서류를 소송 준비 목적과 무관하게 더불어민주당에 무단으로 전달해 정당 홈페이지에 게시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3월 22일 민주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드러난 증거는 무시하고 답정기소(답이 정해진 기소)한 쌍방울 수사, 검찰은 북풍 조작 수사를 멈추십시오' 기자회견문에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의 IR(투자유치)' 자료가 첨부됐는데, 수사 결과 이 자료는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자료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이 전 부지사 재판에선 검찰 자료 유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전 부지사의 또 다른 변호인이 법정에서 "현근택 변호사가 기록을 알아야 한다고 해서 준 적 있다"고 밝혔다.

현 변호사는 또 지난해 3월 이 전 부지사 재판 과정에서 증언한 증인의 개인정보가 담긴 증인신문 녹취서를 등사해 민주당에 권한 없이 제공해 이재명 대표 SNS에 게시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짜뉴스 생산과정'이라는 제목으로 "쌍방울 비서실장의 공개 법정 증언과 증언 보도 너무 달라요"라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A씨의 1월 27일 증인신문 조서 사진을 첨부했다.

조서에는 "언론에서 비서실장이 김 전 회장과 이재명 지사가 가까운 사이(라고 했다)고 해서 제가 곤혹스럽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법정 녹취서는 사건 관계인만 열람·복사할 수 있어 이 부분도 유출 논란이 일었고 이 전 부지사 재판부도 "부적절하다"며 경고했다.

앞서 보수시민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 등은 현 변호사 등을 고발했다.

검찰은 재판기록 및 검찰 증거자료 유출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된 민주당 관계자 3∼4명에 대해서도 공모 여부 등을 추가로 수사 중이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022년 10월 14일 대북 경제협력 사업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로부터 억대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당시 김영남 부장검사)는 2023년 3월21일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 달러(원화 약 88억원)를 해외로 밀반출하고 북측 인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의 경우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이 대북제재 등으로 어렵게 되자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대신해 건냈다는 것이다. 

나머지 300만 달러는 경기도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을 지자체 자금으로 마련할 수 없게 되자 쌍방울이 대납한 것으로 파악했다.

쌍방울 측은 재판 초기 이 전 부지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부인했으나, 지난 1월 김 전 회장이 해외도피 중 붙잡혀 압송된 이후부터 입장을 바꿔 뇌물공여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여기에다 '대북사업 추진 과정에서 경기도의 지원을 받고 도가 추진하는 이권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기 위해 경기도를 대신해 대북송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방울그룹 방용철 부회장은 지난해 3월3일(17차 공판) "법인카드를 직접 이 전 부지사에게 건넸고 법인차량도 제공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구속기소된 방 부회장은 15차 공판까지는 뇌물혐의를 부인하다 16차 공판에서 변호인의견서를 통해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17차 공판에서 자백 경위에 대해 "20대에 불과한 직원을 포함해 30년 동안 함께 생활한 동생들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돼 조사를 받는 상황"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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