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클린스만 감독을 대한축구협회가 경질하기로 결론을 내면서 1년 만에 클린스만 체제가 좌초위기에 직면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면서 지난해 2월 말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처지에 몰렸다.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공식적인 경질을 결정하면서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결단만 남은 상태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위원회 이후 브리핑을 열어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달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졸전 끝에 탈락했다.

사상 최강의 전력이라며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장담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막상 대회에 들어가자 매경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한 졸전으로 일관하면서 지도력과 작전능력 부재 논란이 제기됐다.

조별예선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던 요르단을 맞아 4강에서 2대0으로 완패하면서 4강에서 탈락했다. 경기 뒤에는 요르단 감독을 축하하며 웃음을 보여 우승을 기다렸던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귀국 후에도 4강 진출은 실패가 아니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고 비판 여론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판 여론은 그가 잦은 해외출국 시간과 재택 근무 등 그동안의 행태 논란이 은 그동안 비판 여론에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는 스스로 여론을 악화시켰다.

역대 최고 전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해외 체류를 비롯한 태도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며 아시안컵 이후 경질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 내분이 있었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관리 문제도 부상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기술위원들이 전술부재를 지적했지만 선수단 불화 문제 탓으로 돌렸다.

이와 관련 황보관 기술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얘기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과 전력강화위원인 정재권 한양대 감독, 곽효범 인하대 교수, 김현태 대전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이 참석했다.

위원 중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충북청주FC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거주지인 미국에 체류 중인 클린스만 감독도 화상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