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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순직 소방 영웅 영결식
2024년 02월 03일 (토) 13:33:23 | 수정시간 : 2024-02-03 13:41:56 뉴스플러스 press1@news-plus.co.kr

"하늘은 뭐가 급해 두 분을 그렇게 빨리 데려갔습니까"

"남은 일은 우리에게 맡기고 그곳에서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당신들을 기억하겠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중 순직한 경북 문경소방서 119 구조대 소속 고(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영결식이 3일 오전 10시 경북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은 두 '영웅'의 운구 차량이 경북도청 동락관에 도착하자 도열한 소방관들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 거수경례로 맞았다.

유가족은 장례식장에서부터 영결식장까지 운구행렬 내내 두 청년 영웅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오열했다.

순직한 두 대원과 같은 팀원인 윤인규 소방사가 조사를 했다. 윤 소방사는 "그날 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화재 출동 벨 소리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반장님들, 늠름한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고인을 기렸다. 윤 소방사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목소리는 떨리며 이따금 말을 잇지 못했다.

윤 소방사는 "뜨거운 화마가 삼키고 간 현장에서 결국 구조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반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희 모두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또 느꼈다"고 아파했다.

그러면서 "반장님들이 그러했듯이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달려가 최선을 다해 그들의 생명을 지켜낼 것"이라며 "남겨진 가족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떠나간 그곳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올렸다.

   
지난달 31일 혹시 남아있을 마지막 한 사람이라도 찾기 위해 화마에 뛰어들어 인명 수색 중 순직한 고 김수광 소방장(좌)과 박수훈 소방교(우).

김 소방장의 20년 지기인 전남 광양소방서 소속 김동현 소방관은 '고인께 올리는 글'에서 "함께 소방관이란 꿈을 꾸며 어둡고 좁은 독서실에서 너와 붙어 지낸 시간이 더욱 생각난다"며 "술잔을 기울이며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자던 너의 말이 오늘 더욱더 기억나고 내 마음을 울리게 한다"고 울먹였다.

윤 소방장은 "다음 생에는 희생하며 사는 인생보단 너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너의 행복, 가족, 친구들을 생각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고인의 희생적인 삶을 위로했다.

박 소방교의 친구 송현수 씨는 "우리 둘이 태권도 사범 생활이 힘들어 매일 밤을 지새우며 서로 끌어안고 목 놓았던 시간을 기억하느냐"며 "앞으로 그런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없다는 사실이, 당신이 없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씨는 "이 시간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에게는 잊혀 과거로 남겠지만, 나는 끝까지 기억하고 추억하며 잊지 않고 살겠다. 자랑스러운 박수훈을 웃으며 보내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두 소방관을 화마 속에서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동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박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젊은 영웅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장례위원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영결사에서 "오늘 우리 경북도는 두 청춘을 떠나보낸다. 구해내지 못해, 이렇게 떠나보낼 수 없어서 미안하다"며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의 근무 환경을 더욱 살피고, 부족하고 어려운 사항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영결식 후 두 소방관은 문경 지역 화장장인 예송원에서 화장을 거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두 영웅들은 영결식에 앞서 자신들이 24시간 출동 대기했던 문경소방서에서 가족과 동료들의 배웅을 받았다.

두 구조대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47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안에 사람이 있을 지 모른다는 공장 관계자의 얘기를 듣고 주저없이 화마의 현장으로 들어가 혹시 남아 있을 마지막 한 사람이라도 찾기 위해 인명 수색에 나섰다.

수색 중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돌아오지 못한 채 현장에서 하늘의 별이 됐다. 두 영웅은 소방과 결혼했다며 생명을 구하는 일에 몰두했다.

김 소방장은 5년여의 재직기간 동안 500여차례 현장에 출동했다.

박 소방교는 특전사 부사관 출신으로 태권도 사범으로 근무하다 생명을 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소방관으로 입직한 뒤 2년간 400여차례 화재·구급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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