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기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성과없이 부실지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제약범죄 전문수사기관인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는 지난 12일 백신 치료제 및 백신개발에 참여한 업체와 기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 의약품 임상 시험승인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 바이오업체 등 9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임상시험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정부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을 통해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2년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단은 이 기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 5곳과 백신 개발사 9곳 등 총 14곳의 임상 과제를 지원했으나 이 기간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 두 곳만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이 지원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과제의 성공률은 약 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KDDF가 발간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단 백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 개발사업으로 진행된 29개 과제 가운데 13개가 성공 판정을 받아 44.8%의 성공률을 보였다.

녹십자 등 다른 업체들은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지난해 10월 11일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1월 코로나에 뚫리면서 2020년 9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제약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R&D(연구·개발) 예산 830억원 가량을 투입했지만, 치료제 개발에는 끝내 실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20~2022년 3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본부가 보건복지부에 배정한 R&D 예산은 1,686억원으로 이 중 832억원이 코로나 치료제 등 개발에 뛰어든 제약사들에 투입됐다.

2021년 최기영 당시 과기부 장관은 신년 간담회에서 2022년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국가 대응 능력을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020년 10월 제약사 중 가장 많은 522억원을 지원받은 셀트리온을 찾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정부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셀트리온에 쏟아부으면서 2020년 10월 셀트리온 주가가 폭등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셀트리온 치료제는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약효 논란이 제기됐고, 2022년 2월 공급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폐기됐다.

정부는 예산 투입에도 치료제 개발에 실패했지만, 셀트리온에 대한 연구 성과평가는 상대적으로 다른 제약사보다 좋게 나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혹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 코로나19 신약개발 사업단은 2020~2021년 임상 지원 성과평가에서 녹십자 보통, 대웅제약 미흡, 동화약품 미흡이라고 평가했지만, 셀트리온에는 우수 평가를 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R&D가 성공할 수 없고 실패 또한 경험과 노하우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심사나 기준도 없이 R&D 예산을 퍼붓고 자화자찬 평가까지 해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철저한 수사로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낭비된 예산은 없는 지 확인해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단은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2020년 7월 KDDF 내에 조직돼,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총예산 4천271억원으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과제의 비임상·임상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