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건 브로커'로부터 경찰의 승진 청탁을 받고 승진시켜주는 댓가로 뇌물을 받은 경찰 고위간부인 치안감이 구속 갈림길에서 철창에 갇힐 위기에서 벗어났다. 철창 신세를 면했지만 법정에 서는 것은 피할 수없을 전망이다. 

광주지방법원은 25일 2022년 광주지방경찰청장인 김모 치안감과 박모 경정 등 현직 경찰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결과 영장을 기각했다. 
광주지법 영장전담 하종민 부장판사는 25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청구된 A 치안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하 부장판사는 "범죄성립 여부에 다툼이 있다"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와 수사 결과, 관련자들 신병 처리나 피의자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도주의 우려나 추가적인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특히 혐의 입증의 핵심 증거인 금품 공여자의 진술 신빙성을 반대 심문이 보장되는 공판절차를 통해 따져 봐야 한다고 봤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경감에 대해서도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투고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하 부장판사는 "박 경감이 (브로커에게) 금품을 준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치안감은 광주경찰청장 재직시절인 2022년 사건 브로커 성모(63·구속기소)씨로부터 승진 인사 대가로 금품을 받고 B 경감을 승진시켜 준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수사받았고, 현재 직위 해제가 된 상태다.
 
김 치안감은 혐의를 부인했다. 
김 치안감은 "검찰에 대한 저의 혐의 사실은 사실과 다릅니다. 법원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지난 23일 김 치안감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광주경찰청 박모 경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경감도 김 치안감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치안감은 광주경찰청장 재직 당시인 2022년 사건브로커 성모씨로부터 현금 1,000만원을 받고 박 경감을 승진시켜준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치안감에게 현금 1,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 치안감이 성씨와 집무실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의혹이 커졌다.

검찰은 김 치안감이 근무하던 중앙경찰학교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두 차례에 걸쳐 김 치안감에 대한 강도 높은 소환조사도 진행했다.
정식 수사가 시작된 후 김 치안감은 직위에서 해제됐다.

광주지검 반부패 강력수사부는 지난 5일 일명 '사건 브로커' 관련 승진을 청탁하며 뇌물공여한 혐의로 현직 경찰 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남경찰청 모 경찰서 소속 A 경정은 인사권자에게 전달해달라며 브로커 역할을 한 퇴직 경찰관에게 수천만 원의 뇌물을 주고 승진을 청탁한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현재까지 수사와 인사 청탁에 관여한 전현직 검경 관계자 5명을 구속하고, 20여 명의 관계자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승진 청탁 비리 '사건 브로커' 수사는 지난해 8월 성씨가 검찰에 붙잡히면서 시작됐다.
지난 6개월 동안 비리에 연루된 전·현직 경찰과 검찰 수사관 등 20여명이 입건됐고, 이 가운데 8명이 구속됐다.
지난해 11월 수사 대상에 오른 전직 치안감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