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배우 이선균 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페이스북에 경찰 수사 공권력이 죽음을 불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한술 더 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검찰에 책임이 있다는 무식하고 황당한 주장까지 올라왔다.

이 대표와 조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적어도 두 사람은 입을 놀려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둘 모두 자녀입시 비리와 대장동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으로 입건된 피의자 신분으로 피해자 코스프레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대표는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결정적 증인인 측근이 여러명 자살당했다는 지적도 받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국가 수사 권력에 의한 희생'이라는 취지의 글을 SNS에 썼다가 삭제했다.

이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라는 국가 수사 권력에 무고한 국민이 또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글에는 "나의 책임도 적지 않은 것 같아 참 마음이 아프다", "나의 아저씨, 다음 세상에서는 그 편하고 선한 얼굴 활짝 펴시기 바란다"라고 적었다. 나의 아저씨는 고인의 출연작 중 하나다.

조 전 장관은 같은 날 SNS에서 "검찰과 경찰은 평시 기준 가장 강력한 '합법적 폭력'을 보유하고 행사한다"며 "이 힘의 대상자가 되면 누구든 '멘붕'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은 이에 동조해 대상자를 조롱하고 비방하고 모욕한다"며 "미확정 피의사실을 흘리고 이를 보도하며, 대상자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킨다"고 했다.

유죄의 확정 판결 시까지 무죄 추정을 받는다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피의자의 방어권은 법전이나 교과서에만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짧은 장관 재직 시절 2019년 피의사실공표를 방지하는 공보준칙을 개정하고 시행은 가족 수사 이후로 미루는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나 검찰과 언론은 불문곡직 나를 비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권력은 책임지지 않고 언론도 책임지지 않는다. 깊은 내상을 입고 죽음을 선택한 자만 나약한 자가 된다"며 "남 일 같지 않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전체적으로 애도를 표하는 형식이지만 기저에는 검찰과 경찰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조 전 장관은 28일에도 "배우 이선균 관련 자극적 수사정보를 계속 흘린 자들과 이를 받아쓰며 희희낙락한 기자들에게 저주 있으라"는 글을 추가로 SNS에 올렸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상업적 돈벌이를 위해 고인의 사생활을 이용한 '가세연'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표가 글 내린 것처럼 자진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공인이라면 유족과 그를 사랑했던 국민이 조용히 추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자"며 "특히 이번 사안과 상관도 없는 검찰을 끌어들여 본인이 마치 피해자인양 코스프레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돼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서정욱 변호사는 28일 방송에 나와 "이재명 대표와 조국 전 장관이 얼마나 양심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이 대표 때문에 비서실장 전형수씨를 비롯해, 유한기(21.12.10) 김문기(21.12.21) (등 대장동 윗선을 알만한 키맨) 등 몇명이 목숨을 잃었느냐. 적어도 검찰독재정권이라고 외치며 피해자인양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서 변호사는 "두 사람은 '범죄 피의자"다. 피의자가 수사기관을 비난하는 것은 도둑이 포졸의 몽둥이를 빼앗아 포졸을 때리는 적반하장격"이라고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입시 비리 혐의로 2019년 12월 기소돼 3년 2개월 만인 올해 2월에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8일 2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백현동 특혜개발, 성남FC 후원금 의혹,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대북송금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이 대표는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한 듯 해당 글을 올린 직후 삭제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수사 권력 문제 언급은 도리어 여당의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뒤늦게 판단해 글을 삭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