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씨가 48년의 짧은 삶은 마감하면서 더이상 나즈막한 중저음의 목소리를 더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서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이선균은 경찰에서 마약 투약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세번째 소환돼 19시간 넘게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씨에게서 뚜렷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오로지 유흥업소 여실장 A씨의 진술에만 의존한다며 이 씨는 줄곧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씨는 유명 스타배우라는 점에서 적지않은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경찰의 내사단계부터 신상이 노출됐다. 두 차례 정밀 조사에서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계속 억울하다는 뜻을 밝혔었는데, 경찰이 뚜렷한 물증 없이 무리하게 수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주말 세 번째로 경찰에 출석한 이선균 씨는 새벽까지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어제(26일)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달라고 경찰에 먼저 요청했다.

마약 투약을 했다는 증거는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진술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 씨는 하루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의 마약 투약 혐의는 지난 10월 19일 한 지역언론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두달 동안 경찰은 물증을 찾아내지 못한 채 수사를 계속하면서 이씨는 심각한 심적 부담을 받아왔다.

경찰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사건을 붙들고 수사를 계속했다.

이씨는 지난 24일 "앞으로 경찰에서 저와 공갈범들 사이에 어느 쪽이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이씨는 모발과 체모까지 두 차례 정밀 조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씨는 A씨가 수면제라고 속여 수면제인 줄 알고 약을 먹었다고 인정했던 만큼 마약을 복용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수사 단계에서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똑같이 마약 음성 결과가 나온 가수 권지용 씨의 경우에도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무혐의로 처리했다.

경찰은 권지용씨 사건은 종결하면서도 이 씨에 대한 수사는 계속 이어왔다.

경찰의 수사방식과 관련 마약 전과 6범에 해당하는 실장의 진술 신빙성 판단이 실패했던 것 아니냐, 내사라고 하는 것은 밀행성이 담보가 돼야하는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건국대 이웅혁 경찰행정학과 교수. 27일 SBS 8시뉴스)이 나온다.

그 사이 이 씨와 A 씨 간 전화 통화 녹음파일도 일부 언론과 유튜브 매체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공개됐다.

구체적인 경찰 조사 진술 내용도 잇따라 보도되며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천경찰청은 이에 대해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라며 "야간 조사도 본인 동의를 받아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가 사망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고 이 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A 씨 등에 대한 수사는 이어갈 방침이다.

연예계는 이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제작발표회와 인터뷰 등을 줄줄이 취소했다. 이 씨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