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발생한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년주년인 올해가 끝나가도록 일본인에 의한 조선인 학살에 일본 정부가 확인이 불가하다며 학살 인정과 반성이 없는 가운데 당시 학살 사실을 뒷바침하는 새로운 일본 공문서가 확인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언론인 와타나베 노부유키 씨가 방위성 방위연구소 사료실에서 간토대지진 직후 조선인 40여 명이 살해됐다고 기록된 '간토지방 지진 관계 업무 상보'를 찾아냈다.

이 문서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서부 지역에서 징병과 재향군인 관리를 담당한 육군 지방기관인 구마가야연대구사령부가 작성한 것으로 1923년 12월 15일에 상부 기관인 육군성에 제출됐다.

조선인 학살은 간토대지진 사흘 뒤인 1923년 9월 4일 경찰관들이 조선인 200여 명을 사이타마현 우라와에서 후카야·혼조 경찰서 방면으로 이송하던 중 일어났다.

지난 11월 일본 정부는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해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힌 것과 대비된다.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 100년을 맞은 올해 여러 차례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매번 사실을 공문서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뇌이고 있다. 

앞서 11월 9일 열린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시가키 노리코 의원은 일본 국립공문서관이 보유한 1924년 1월 21일자 사면 관련 문서에 대해 질의했다.

이 문서에는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의 범행에 대한 소문을 믿고 자위를 위해 살상을 한 자"를 대상으로 사면 절차를 밟는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노리코 의원은 "학살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마쓰무라 요시후미 국가공안위원장은 이에 대해 해당 문서의 존재는 인정했지만 "기재 내용 이상은 파악할 수 없다"며 "사실관계에 대해 확정적인 것을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8월 30일 기자회견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인에 의해 자행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학살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지난 9월 1일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는 간토(關東)대지진 조선인 희생자추모 위령 행사가 열렸다. 위령제에서 재일 한국인 무용가 김순자 씨는 한복을 입고 나와 100년 전 희생된 조선인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무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