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28일 처리할 예정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아직 특검법 통과 전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공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특검법이 야당의 총선용 흠집내기용이라는 판단이다.

여권 일각에서 부상한 '조건부 수용안'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가 "조건부 수용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고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조건부 수용안은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총선 후 특검이라는 조건부 수용론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법은 누구나에게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특검법은 '독소조항'이 있고 '총선용 특검법'이라고 평가절하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대통령실은 분명하게 선을 긋고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다.

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이날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은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특검법 자체를 윤 대통령을 흔들어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야당의 정략적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정권시절인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이 약 2년간 수사하고도 혐의를 찾지 못한 사안을 민주당이 이 시점에 꺼내든 것은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추미애, 박범계 전 장관과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2년간 탈탈 털었다. 당시 추미애는 윤 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박탈과 이성윤 검사는 윤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던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점을 감안해 민주당이 정의당과 함께 28일 쌍특검을 통과시키더라도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KBS에 출연해 김 여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에 대해 "총선을 겨냥해 흠집 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 아니냐는 생각을 (대통령실은) 확고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예고대로 김 여사 특검법이 28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윤 대통령은 여론을 살피며 시한인 1월 중순께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이 연말 정국의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김 여사는 공개행보를 삼가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5일 네덜란드 국빈방문 귀국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성탄미사 및 예배 일정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년 말에는 윤 대통령의 성탄 예배에 동행하고 쪽방촌 봉사 등 소외계층 중심 이웃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일부 언론이 여권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조건부 수용안에 격노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