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어요, 폭발하는 것 아닌가 불안했어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3일 오전 불이 나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날 오전 7시7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동 형산강 인근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정전이 발생해 대부분의 공장 가동이 한 때 가동이 중단돼 조업이 차질을 빚었다.

불은 2시간 여 만에 진화됐다.

경북소방본부는 불이 난 지 2시간 만인 오전 9시 기준으로 일단 초진됐다고 밝혔다. 이후 오전 9시 24분쯤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이날 불은 2고로 주변 부생가스 배관에서 난 것으로 추정했다.

부생가스 배관은 제철소 내 발전용 가스를 모으는 시설인데 포스코 측은 아직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포항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부생가스 배관이 파손돼 가스가 누출되고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부생가스는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다. 포스코는 이 가스를 이용해 발전한 뒤 공장 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전체적으로 공장에서 쓰는 전기 중 한전 공급 전기가 40%, 부생가스 발전 전기가 60% 정도 차지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제철소 내에는 소방차와 소방인력이 자체 대기 중이지만 자체 진화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소방본부는 불을 끄기 위해 오늘 아침 8시 기준 소방차 33대, 인력 100명 정도를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이 불로 제철소 내 상당수 시설이 정전되면서 대부분의 공장이 한때 가동중단돼 조업에 차질이 발생했다.

포스코 측은 불이 꺼지는 대로 정상 조업할 수 있도록 비상 발전기를 가동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불이 완전히 꺼지면서 발전소 설비 8기 중 5기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고 화재 원인이나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고로(용광로)나 파이넥스공장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량 감소로 일시 중단했던 다른 설비들은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불이 완전히 잡히면서 다시 정상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 때 조업 중단으로 지난해 태풍 힌남노에 의한 대규모 피해를 입은데 이어 또다시 피해가 예상된다. 

이날 정전은 회사 측이 화재 이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부생가스 배관을 차단하면서 발전량이 일시 감소해 정전으로 이어졌다.

회사는 정전으로 설비 가동이 일시 중단되자 부생가스를 일시에 밖으로 태워서 내보내는 이른바 방산작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가스 배관 화재와 별도로 공장 굴뚝 밖으로 불과 함께 검은 연기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대형 화재가 난 것이 아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북소방본부에는 이와 관련한 신고 전화가 26건 접수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따른 순간정전으로 부생가스를 밖으로 태워서 내보내는 방산작업을 했고 올해 10월 10일에도 2코크스공장에서 방산작업을 진행했다.

이때도 발생한 불꽃이 제철소 내 여러 곳에서 포착되면서 공장 내 화재로 오인하는 일이 빚어졌는데 '방산작업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공장 내부에서 폭발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내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포항제철소 공장과 떨어진 본사에도 전기 공급이 중단돼 직원들이 한동안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포항시는 포항제철소 화재와 관련해 신속대응반을 가동, 현황을 파악하고 환경 오염 피해 여부를 조사하도록 했다.

이강덕 시장은 "향후 포스코 조기 정상화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