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KT의 '보은 투자' 의혹과 관련 현대자동차그룹 전장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이 KT 구현모 전 대표의 형이 설립한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현대차가 이를 사준데 대해 KT가 보은 성격의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스파크에 투자하는데 현대오토에버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이다. 차량용 클라우드업체인 클라우드랩(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동서가 설립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용성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현대오토에버의 본사, 클라우드 운영센터, 삼성동 사옥 등 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자료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전 대표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추가 자료 확보에 나서면서 수사를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인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한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를 K클라우드가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사준 것으로 보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스파크 지분 100%를 206억8천만원에 인수했다. 당시 현대차와 KT 주변에서는 현대차가 2021년 경영난에 빠진 구현모 전 KT 대표 형의 회사 에어플러그를 인수해준 데 대한 보은 성격의 거래였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검찰은 스파크가 거래 물량의 100%를 현대오토에버에 의존하는 만큼 KT클라우드가 스파크를 매입하는 과정에 현대오토에버가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KT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현모 전 KT 대표 등 경영진의 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당시 각각 KT 대표이사와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으로 의사결정과정에 관여한 구 전 대표와 윤 전 사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KT클라우드가 지난해 9월 스파크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기업 가치보다 수십억원 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지난 8월 28일(당시 이정섭 공정거래조사부장) KT본사와 KT클라우드, 자회사인 오픈클라우드랩(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 사무실과 윤경림 전 KT 사장의 주거지 등 7∼8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지난 11월 17일에는 스파크 인수에 관여한 KT와 KT클라우드 직원 2명의 주거지, 같은 달 20일 서 전 대표와 스파크 관계자 등 4명 주거지를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서 전 대표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27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서 전 대표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