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안보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됐다.

유엔 안보리는 8일 13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다. 그러나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했고 영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특히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의 제동으로 결의안 채택이 불발되면서 아랍 국가들은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강하게 비난했고 유엔 회원국 100여개국이 찬성한 결의안에 미국이 우방국 이스라엘을 편들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해 유엔 회원국의 뜻을 저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CNN은 9일 휴전촉구 결의안과 관련 "최소 97개국이 이 노력에 동참하여 아랍 에미리트가 작성한 법안을 공동 후원했다"고 설명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가자지구의 현 상황을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부르며 "우리는 한계점에 있다"고 말했다. 

휴전 결의안은 아랍에미레이트가 제출했다.

아랍 에미리트(UAE)가 제출한 초안에 따르면, 이 결의안은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모든 인질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과 "인도주의적 접근 보장"을 요구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미국의 거부권 행사에 감사를 표했지만 그러나 휴먼라이츠워치, 옥스팜, 국제앰네스티와 같은 자선단체들은 이를 비난했다.

모하마드 슈타이예 팔레스타인 총리와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를 규탄했고, 만수르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역시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면서 "부도덕하고 비인간적인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유일하게 기권한 국가인 유엔 주재 영국 대표부는 "하마스가 10월 7일 무고한 이스라엘 민간인들에게 저지른 잔혹 행위를 규탄하지 않는" 결의안에 투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금된 남성의 이미지

이스라엘 방위군과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눈을 가리고 속옷까지 벗겨진 남성들을 대량으로 구금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에 대응했다.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은 이들이 "하마스 대원이며 하마스 대원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한 정치 사무소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실향민 집단"이라고 말한 것을 "납치하고, 침략적으로 수색하고, 탈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CNN은 그들의 친척 중 한 명과 나눈 대화와 그들의 고용주 중 한 명인 뉴스 네트워크의 진술에 따르면 구금된 남성 중 적어도 일부는 무장 단체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민간인이었다고 보도했다. 

IDF는 지난 하루 동안 가자 지구에서 약 450개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 전 하마스와의 휴전 협정이 끝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라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의 칸 유니스에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는데, 가자지구는 하마스의 "주요 거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