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입적한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대종사에게 정부가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유인촌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국민훈장(5등급) 중 1등급에 해당한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요사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세수 69세로 입적한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대종사의 영결식이 3일 오전 10시 조계사에서 봉행된다. <사진 연합뉴스TV>

이번 추서는 정부가 자승스님의 한국불교 안정과 전통문화 발전, 종교 간 화합, 사회통합을 향한 공적을 인정한 것이다.

불교계에서 무궁화장이 추서된 스님은 월주스님, 법장스님, 정대스님, 청담스님에 이어 자승스님이 다섯번째다.

유 장관은 이날 "입적하신 소식을 듣고 당일 조문한 뒤 곧바로 훈장 추서를 논의해 빠르게 결정했다"며 "발인식 전에 추서하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어 "자승스님은 불교계에서 해오신 일이 크고, 이미 큰스님으로서 역할을 해오신 분이어서 당연하게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연임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난 화재로 입적했다.

칠장사 화재와 관련 일각에서는 입적 이틀 전까지도 강한 포교 의지를 표명했던 만큼 입적 경위와 동기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국가정보원도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조계종은 스님 스스로 선택해 분신했으며 관련한 유언서가 여러 장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계종 기획실장인 우봉 스님은 "이번 상월결사 인도 순례를 3월에 마치시고, 지인들과 차를 마시다가 '나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방 어디 어디를 열어 봐라' 이렇게 말씀하셨던 적이 있다고 하십니다"라고 밝혔다.

조계종이 공개한 유언장에는 "총무원장 스님께,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요"라고 당부했다.

또한 "상월선원과 함께 해주신 사부대중께 감사합니다. 우리 종단은 수행종단인데 제가 여러 소임을 살면서 수행을 소홀이('소홀히'의 오기로 보임) 한 점을 반성합니다"라고 반성의 메시지도 남겼다.

또 "결제 때마다 각 선원에서 정진하는 비구 비구니 스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존중합니다. 해제 때마다 많은 선지식들이 나와 침체된 한국불교를 이끌어 가주시길 서원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탄묵, 탄무, 탄원, 향림"라고 쓴 뒤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주도록"이라고 당부한 뒤 "25년도까지 꼭 복원할 것"이라고 시한도 제시했다.

탄묵, 탄무, 탄원, 향림은 자승스님의 상좌(제자)스님들의 법명이다.

조계종은 이 메시지가 화재로 소실된 칠장사 복원과 관련된 말씀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자승스님이 입적한 칠장사 화재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은 유언장에 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의 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에는 장례 첫 날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찾았고 야당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서영교 최고위원 등 각계 인사들과 신도들의 분향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5일장 장례의 마지막 날인 3일은 영결식이 치러지고, 이어 자승 스님이 출가한 경기 화성시 용주사 연화대에서 불교 화장 의식인 다비식이 거행된다. 

앞서 조계종 기획실장인 우봉 스님은 "영결식은 12월 3일 오전 10시에 조계사에서 봉행되며, 이후 자승 대종사의 재적본사인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에서 다비식이 거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지난달 29일, 경기 안성시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세수 69세로 입적했다.

경찰은 앞서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가 자승 스님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화원인은 현재 단정하기 어려운 상태로,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