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상대로 지난 대선 때 불법정치자금 제공과 협회장의 횡령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고 SBS가 30일 보도했다.

경찰은 협회 회장이 공금을 횡령하고, 또 국회의원들을 불법 후원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대한치과의사협회 건물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SBS에 따르면 경찰은 박모 협회장의 협회비 횡령 의혹을 잡고 지난 20일 이곳 1층 총무국, 정책국 사무실과 3층 협회장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횡령 액수는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박 회장이 지난 2021년 10월부터 수개월 동안 업무추진비처럼 서류를 꾸며 협회 공금을 수십 차례에 걸쳐 현금 인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박 회장이 대선 직전인 지난 2021년 11월부터 수개월 동안 본인과 협회 임원들 개인 명의로 16명의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낸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회당 100만 원에서 300만 원을 보내 수천 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행법상 특정 단체가 정치인을 후원하는 것은 불법이다.

경찰은 박 회장이 협회 공금을 빼돌려 협회 현안 해결을 위해 여야 상임위 위원들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치과의사협회에 찾아갔다.

치의협 관계자는 SBS에 (회장님이) 지금 수사 진행 과정이어서 '특별히 이야기할, 드릴 말씀이 없다' 이렇게 의견을 주셨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SBS와 통화에서 억울하다고 하면서도 자신이 취재진에 답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박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