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가 1주기를 맞았다. 

대통령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대규모 집회와 핼러윈 축제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사전 대응 과 인파밀집, 불법영업 확장, 시민의식 부재가 뒤섞여 참사로 이어진 지 1년이 흘렀다.

29일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9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1주기 시민추모대회를 연다.

야당은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여당에서도 혁신위원회와 일부 지도부가 개인자격으로 자리에 함께 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외에도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다수 참석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지도부가 추모대회에 참석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이번 행사에 공식 불참한다. 사실상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 단체들이 개최하는 사실상의 정치집회 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은 개인 자격으로 정치적 이용 여부를 떠나 안타까운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안전 대책과 메뉴얼이 부재한 현실에서 더이상의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참변을 당한 자식과 유품을 찾아 병원과 용산체육관을 찾아나섰던 유가족들은 아직도 살아 돌아올 것 같은, 아빠, 엄마를 부르며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올 것 같은 생각에 기억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을 향해 잊지 말아달라는 호소한 지 1년. 

그들을 향한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한 정치권의 정치적 이용에 대한 불신이 낳은 탓이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마음을 이날 하루만큼은 보내줄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핼러윈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요란했던 지난해 분위기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도 우측보행 구분펜스와 응급처치 임시치료소 등을 설치, 가동했다. 현장에 직원을 배치해 질서와 안내를 하기도 했다.

참사가 일어났던 이태원은 축제분위기는 찾기 어려웠다. 대신 하루 종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태원 주요거리와 골목은 일방통행을 유도하는 철제울타리가 쳐져 인파밀집에 대비했지만 평소 주말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태원 상점가엔 매년 이맘 때면 내걸리던 핼러윈 장식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태원과 반대로 서울 홍대와 강남 일대는 상대적으로 많은 인파가 몰려 대조를 이뤘다. 그럼에도 추모 분위기를 의식한 듯 대부분 핼러윈 관련 복장이나 소품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마포구는 내달 1일까지 홍대 번화가에 현장 합동상황실과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밀집 예상지역에 경찰력 1200여 명을 투입해 특별 안전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시는 사람들이 몰리는 주요 지역에 CCTV를 설치해 사전 경보가 가능한 AI 인파 감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지하철역을 비롯한 주요 지역엔 전광판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밀집도와 위험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2010년대부터 익숙하지 않던 서구의 핼러윈 축제 분위기를 돋우며 MZ세대의 문화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던 유치원들도 예년과 달리 핼러윈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