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주년 건대항쟁 문화제가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건국대 교정 곳곳과 실내 공연장에서 열렸다.

올해 문화제는 건국대 졸업생들로 구성된 동문 락밴드의 특별초청공연도 진행됐다.
특별공연은 항쟁 당시 20대 청년기에 권위주의 정권의 10.26과 12.12사태로 권력을 찬탈하고 들어선 군부독재 시대의 암울한 현실에 맞서 청춘을 희생하며 조국을 위해 기꺼이 바쳤던 20대의 모습과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던 그날의 함성을 배경으로 한 공연이 사뭇 비장감을 줬다.

공연은 37년 전을 다시금 생생하게 떠올리는데 충분했다.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군부독재정권의 억압과 탄압에 저항해 건국대에서 전국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련) 결성식을 갖고 스크럼을 짜고 교문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전투경찰이 밀물듯이 밀려들어오며 강제진압을 시도했다.

당시 집회 참여자들은 경찰이 학교를 둘러싸고 사방에서 밀고 들어와 학생들은 건물로 피신했다. 전투경찰이 각 건물 입구를 봉쇄하고 학교 출입구를 겹겹이 에워쌌다.

이날 경찰의 진압은 여느 때와 달랐다.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투항 권유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하루, 이틀, 사흘 ... 경찰은 공중과 지상에서 동시다발 진압작전을 전개했다.

이른바 '황소작전' 이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당시 관제언론으로 비판받던 KBS등 공중파 방송 9시뉴스에서는 '금강산댐'이 톱뉴스를 장식했다. 조선이 금강산댐을 건설해 수도 서울을 수공으로 물바다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허구의 반공이데올로기 조장을 위해 앞다퉈 전했다.

이후 건국대 집회시위는 '공산혁명분자 건국대 점거난동사건'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1400여명이 연행, 구속돼 단일사건으로 역대 최대규모의 시국사건으로 기록됐다.

37년 만에 모인 그들, 수십년이 지났지만 동지애로 피끓던 심정으로 다시 이름을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건대항쟁기념사업회와 건국대총동문회 등은 역사에 왜곡되어 기록된 건대항쟁에 대해 진실규명을 위한 장정에 나섰다.

올해 과거사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고 진실규명 대상 사건으로 선정돼 그날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이 영상은 건대항쟁 문화제에서 배경 화면으로 제작된 영상이다. 본지 이철원 국장은 건대항쟁 당시 구속됐던 바 있다. 현재 건대항쟁기념사업회에서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