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친일파에 대한 미화를 위한 재조명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친일파의 행적을 추적해 규명해온 인사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역사왜곡에 보수단체는 물론 일부 보수언론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들어 부쩍 늘었다. 뉴라이트 계열과 보수세력이 의제를 제시하면 정부가  논란을 지켜보며 법적 제도화 등 공식으로 뒤바꾸는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들은 일제 식민통치가 한국의 근대화를 앞당겼다며 식민통치를 노골적인 친일사관을 드러내면서 상해 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에 대해선 테러리스트라는 일본인같은 망발을 토해냈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해  헌법에서조차 명시된 상해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삭제하고 건국60주년으로 정해 이승만 정권을 첫 시작으로 했다. 

올들어서는 방송과 언론이 직접 자신들과 관련된 껄끄러운 부분까지 아름다운 색깔로 단장하고 나섰다. KBS가 논란속에 간도특설대가 백선엽을 전쟁영웅으로 다룬 것을 시작으로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가세했다.

시인 노천명이 친일시 9편이 실린 시집 <창변>을 1945년 2월25일 펴냈다가 해방되자 뒷부분의 친일 시 부분만을 뜯어내고 그대로 팔았다"것처럼 모두 친일행위는 쏙빼놓고 있다.

KBS가 지난 6월 간도특설대 출신으로 육참총장을 지낸 백선엽을 미화하는 방송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KBS는 이에 그치지 않고 친일파를 대거 등용해 독재정권을 구축했던 이승만 일대기를 8.15특집방송했다.

동아일보는 친일행위가 알려진 인촌 김성수에 대해 재평가 세미나를 상세히 전했다. 중앙일보도 친일판사 출신인 홍진기에 대한 평전 출간 소식을 자세히 소개했다.

인촌 김성수는 일제시대 민족언론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조선일보와 함께 일본의 전쟁동원을 선전하며 조선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나가도록 독려하며 친일인명사전에서 친일파로 분류된 인물이다.

홍진기는 친일 판사 전력으로 이승만 밑에서 법무장관, 내무장관을 하다 4.19혁명 때 사형을 언도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형기를 얼마 살지 않고 풀려난 뒤 딸 홍라희 씨를 이병철 전 회장의 며느리로 보내면서 사돈을 맺었다. 이건희 삼성전자회장의 장인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외활아버지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나서서 친일파를 미화하기도 했다. 마산시는 2011년 발간한 마산시사가 친일반민족행위자를 독립운동가로 탈바꿈시켰다가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창원시는 친일파이자 문인인 이원수 기념관을 세금을 들여 짓겠다고 해 소란이 일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은 친일파로 간도특설대에서 독립군 수백명을 살해한 혐의가 있는 김백일 장군 동상을 거제에 세웠다가 경남도가 철거명령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도는 서로 의논이라도 한것처럼 이명박 정부들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경남도의회서 일부 의원은  삼성, LG, GS, 효성의 창업주들인 이병철, 구인회, 허정구, 조홍제 등의 생가를 복원해 3각 벨트를 만들자는 황당한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소속 조우성(창원)경남도의원이 지난 1월 도의회 임ㅅ회에서 이런 제안을 하자 도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조 도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오늘의 삼성, LG, GS, 효성을 만든 창업자들은 한국의 자산이자 경남의 자산”이라고 추켜세우며 “이들의 생가를 기업가정신이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대해 한 도민은 “미친 거 아니냐. 도대체 삼성이나 LG가 무슨 경남의 자산이냐. 경남도민들을 위해 특별히 무얼 했기에 자산이라는 거냐”며 “어떻게 도의원이 의사당에서 자유발언을 이용해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민들은 매판자본  가들이 지금까지 정부의 공업입국정책의 수혜로 재벌로 성장했지만 도민을 위하기보아 자신들의 부를 늘리는데 혈안이 왰는데 도민의 혈세로 영웅을 만들려는 발상이 한심하다고 격분했다.

아니 이들이 조선시대 거상 김만덕처럼 제주도민을 위해 전 재산을 내놓은 선행을 한 것도 아니고 나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또 다른 한 도민도 "국내 최대 재벌이라는 삼성만 봐라. 백혈병으로 죽어나가는 자기 회사 종업원도 나 몰라라 하는 인면수심의 기업이다.

그런 정신을 배우자니 참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매국노 이완용의 손자”라는 유언비어가 나돌정도로 친일의혹이 짙은 인사들과 교분이 두터웠다. 

특히 이승만의 사주를 받아 조봉암 선생을 법살한 홍진기가 이병철의 사돈이며 이건희 회장의 장인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경악했다.

“홍진기라면 친일 판사 전력으로 이승만 밑에서 법무장관, 내무장관을 하다 4.19혁명 때 사형을 언도받았던 자 아니에요? 그런 자가 금세 풀려나서는 이병철과 사돈을 맺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네요. 그런 자가 이건희의 장인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할아버지였다니.”라고 혀를 찼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아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지 않기 위한 노골적인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9일 발표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2009년 개정 교육과정 집필기준)에서 격동의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웠던 4.19혁명, 5.18광주항쟁, 6월항쟁 부분을 축소하거나 전면 삭제하도록 했다.

게다가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정권과 민주정부 수립 이후 국민들의 친일청산 노력도 집필에서 생략하도록 했다.

다음달에는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이 발표된다.

민간과 언론에서 시작된 역사뒤집기가 이명박정부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되더니 정권 임기말을 향하는 상황에서 친일과 독재의 역사기록을 송두리째 들어내는 역사 역류시도가 때를 맞추기라도 한듯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역사가들은 해방 이후 철저한 친일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채 반민특위 활동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독재권력의 등장으로 친일잔재 청산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 현대사가 질곡으로 이어져왔다며 이제는 한발 더나아가 친일파 미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