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송영길(60)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가 돈봉투 관련 불법 정치자금 수사에서 뇌물 혐의로 확대되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소각로 증설을 추진한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이 전달된 것이 뇌물성격이 있다고 보고 검찰은 송 전 대표의 고교 동창(광주 대동고)의 역할에 주목하고 뇌물전달에 관여했는 지 들여다보고 있다. 

뇌물 혐의와 관련해 새로운 연결고리로 주목을 받게 된 송 전 대표의 고교 동창은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인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 김모(61)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달 압수한 송 전 대표와 김모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 압수물 분석에 총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와 관련된 돈봉투 및 먹사연 등 외곽조직 후원금 관련 수사에서 송 전 대표의 고교 동창과 사업과 관련 로비 관련 의심 정황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송 전 대표가 박용하(75)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측으로부터 국토교통부를 설득해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소각장 증설 관련 인허가를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21년 7∼8월께 박 전 회장으로부터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 후원금 명목으로 4,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로비 성사 여부를 떠나 박 씨의 부탁이 송 전 대표의 동창인 당시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었던 김씨를 통해 국토부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고교동창의 역할 행위가 있었는 지는 검찰이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김씨는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 국토부의 전신인 건설부와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 등에서 경력을 쌓은 공무원 출신이다. 2019년 국토부 산하 기관장을 지낸 뒤 민주당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합뉴스는 김씨 영입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가 "김씨는 송 전 대표와 광주 대동고 동창"이라며 "송 전 대표의 추천으로 당에 합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부동산공급태스크포스(TF) 부단장을 맡았다.

그는 당시 당 대표이자 상임선대위원장이던 송 전 대표와 함께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공공개발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약의 세부 내용에는 송 전 대표의 부동산 정책 브랜드인 '누구나집' 방식이 포함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이 최대 주주인 A사는 석유화학공업단지인 여수산단의 폐기물 처리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지난 2020년 11월 200억원을 투자해 소각로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소각로 증설을 통해 매출이 최대 2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인허가권을 쥔 전라남도와 국토부를 설득하지 못해 2021년 9월 무산됐다. 먹사연이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시기 이후다.

A사는 이후로도 소각장 증설을 계속 추진해 올해 7월 여수산단 개발계획 변경 인허가를 따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씨와 송 전 대표, 박씨 등 관련자를 불러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