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구리시가 인창C구역과 수택E구역 주택 재개발사업 실태 조사를 최근 실시하고 조합운영과 관련해 도시정비사업법 위반 사항을 발견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
16일 구리시에 따르면 인창C구역은 11건, 수택E구역은 26건의 도정법 위반사항을 각각 적발했다. 구리시는 두 지역 재정비사업조합에 대해 이들 사항 중 상당수는 사안이 경미하다고 보고 시정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구리시는 인창C구역은 11건, 수택E구역에 대해서는 9건은 행정처분(시정조치)하고 도정법 위반이 명확하다고 의심되는 17건은 경찰에 고발조치했다.
사안을 접수한 구리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인창C구역 사건에 대해 구리시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수택E구역의 경우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구리시 관계자를 고발인으로 부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구리시 관계자는 인창C구역 고발건은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수택E구역에 대해서는 고발인 대신 참고인 신분으로 부를 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부르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창C지구 보다 수택E구역이 사안의 중대성이 무겁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구리시가 고발한 사안에 대한 비리나 횡령 등 가능성이 발견됐는 지에 대한 본지 취재에 대해 담당부서인 균형개발과는 조합장이나 조합임원의 횡령이나 유용, 과다지출 등 자금관련 비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실태조사에서 파악된 문제점은 두 곳 모두 도정법상 조합 운영절차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도정법상 드러난 사항은 대부분 ▲출근부 미작성 ▲수의계약 ▲총회절차 생략한 채 의결 등 사안이 경미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조합원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총회를 거치지 않은 부분과 수의계약 부분이 있었던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자금상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 수의계약 대신 입찰경쟁과 총회 등을 거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대법원 판례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대의원 회의와 결의를 거쳤다는 조합 측과 총회를 거쳤어야 한다는 시청 간에 논란 여지가 있다.
이런 가운데 수택E구역은 조합 내부에 갈등이 불거져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조합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정상화추진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조합원 총회를 소집해 '조합장 및 임원 전원 해임'을 안건으로 조합원 총회를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조합원의 집행부 불신이 해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새 집행부 구성 등 업무가 마비되고 현재까지 진행된 행정절차와 각종 계약사항이 무효화되는 등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구리수택E구역 재개발사업'은 총 사업비가 1조 3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조합원은 1200여명이다.
이 사업은 수택동 일대 14만 6,840㎡, 3,050가구의 대단지로 재개발하는 것으로 시공사는 대림산업과 GS건설, SK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구리시는 지난 2020년 6월3일 '수택E구역 주택재개발사업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했다.
조합은 구리시 최고 알짜 위치에도 불구하고 건축비는 최저 수준으로 계약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인창C구역을 맡은 롯데건설은 평당 490만원인 반면 수택E구역은 480만원 수준에 계약했다. 롯데건설은 인창C구역 조합에 건축비를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택E구역 분양가는 일반분양 기준으로 3.3㎡당 평균 17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일부 조합 측과 다른 의견을 가진 조합원들 사이에 조합집행부 불신임 해임을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세가지로 꼽힌다. ▲공인중개수수료 과다지급 ▲동명교회 강제철거 지연 등으로 조합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구리시는 변호사와 한국부동산원, 구리시공무원으로 실태조사반을 구성해 인창C구역과 수택E구역에서 도정법 위반사항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의뢰해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고발 내용은 일부 사안이 당초 예산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 총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대의원 회의를 거쳐 결정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 역시 대의원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조합 측이 비용을 과다 지출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각에서 공공행정기관 이전과 관련한 중개수수료를 7,000만원이나 지출했다며 과다 지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조합 측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구리탑공인중개사 사무소와 계약한 중개수수료 관련 서류 확인 결과 공인중개사 중개보수 2,475만원, 부가가치세 247만 5천원 등 총 2,722만 5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의 중개수수료 과다지급 지적이 두 배 이상 과장된 셈이다.
2022년 사업비 누계 내용도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 사이에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합이 지난해 결산한 사업비가 3,525억원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일각에서 제기한 회계자료는 중복계산이 포함돼 실제와 차이가 있다고 주장을 폈다.
조합 측은 2022년 회계자료는 2,940억원이라고 밝혔다. 조합 측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현금정산자 포함 토지보상 등 1,638억원, 실사업비 누계 1,302억원 등 2,940억원으로 정기총회 결의완료된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조합 측은 일부의 주장은 차입금 500억원을 중복계산한 오류가 있다며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해명을 내놨다. 조합 측은 본지 확인과정에서 "총사업비를 중복계산해 부풀려서 조합원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비대위가 제기한 시공사 차입금은 이미 상환한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 관계자는 "조합은 법과 절차를 준수하여 조합 운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구리시가 고발한 사항은 횡령 등 중대사항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절차상의 문제로 대부분 경미한 사항으로 나타났다. 구리시 실태 조사반이 지적한 것은 주로 조합이 총회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게 주된 지적사항이다.
조합 총회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조합 측은 조합원 대의원 회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항들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모든 사항을 총회를 거칠 수 없고 때론 대의원 회의에서 결정하는 사안이 허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시행인가 당시 조합 측은 한국감정원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 2020년 5월 검증보고서를 구리시에 제출했고 구리시는 이를 토대로 관리처분인가 고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시가 2년 만에 실태조사에서 의결 절차를 위반했다고 고발조치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다. 실태조사반은 조합총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이고 조합 측은 대법원 판례와 조합장 개인이 아닌 대의원 회의를 거쳤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선 경찰의 판단이 나온 뒤에 그에 따라 조합 집행부를 불신임할 지, 말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판단했을 경우 결과적으로 분란만 키우는 결과가 되고 사업이 그만큼 지연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있다.
사업구역내 모 교회 철거와 관련해 철거 집행 지연으로 사업기간이 늦어지고 비용도 늘어났다는 부분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교회 건물이 100평인데 조합의 집행 지연으로 결과적으로 120평을 교회 측에 제공하게 돼 손해가 발생했다는 게 요지다.
이에 대해 조합 집행부 측은 경찰과 시청에서 만일의 불상사, 인명피해 등을 우려해 적극 중재에 나서 사태해결을 권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집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합 측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조합장 해임을 주장하는 입장에 섰던 한 조합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조합장과 집행부가 해임되면 사업이 늦어지고 그만큼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 아니냐, 나는 사업이 차질없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면 바랄 뿐이다"고 했다.
구리시 균형개발과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는 조합 운영상 비리같은 사안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번 실태 조사에서는 조합 운영상 절차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시정 조치와 고발 등 행정처분했다"고 밝혔다.
고발 부분은 도시정비계획법상 입찰이 필요한 용역에 대한 수의계약과 총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분이 발견돼 조합 운영상의 문제에 대해 고발한 것이라고 전했다.
횡령이나 비리 보다 절차나 조합원의 부담이 늘 수 있는 부분의 의사결정 절차에 문제가 있는 지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현재 구리경찰서는 인창C구역에 대해서는 구리시 공무원을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마친 상태다. 수택E구역은 수사가 더딘 상황이다.
수택E구역은 고발인이 아닌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할 지 여부를 특정하지 않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창C구역은 용역계약 관련 의혹 폭로 기자회견도 있었다. 인창C구역은 기자회견과 경찰 수사 등 전반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택E구역은 기자회견 같은 대 언론활동이 부재하고 수사도 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임모 조합장은 일부 조합원으로부터 생활폐기물 처리와 관련 경찰에 피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원은 "조합운영에 문제가 있어 조합장에 대해 조합원들이 특가법상 생활폐기물 처리 위반 혐의로 구리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피소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조합원은 경찰이 해당 고소 사건을 구리경찰서가 아닌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관됐다고 밝혀 북부청에서 사건을 맡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조합 집행부에 비판적인 조합원 측에 고소했다는 부분과 관련 고소장 등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인터뷰가 안되면 고소 관련 내용을 알 수 있는 최소한의 고소장 표지나 접수증 등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나 자료제공을 요청했다.
본지는 조합 집행부와 다른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하고자 인터뷰가 어려우면 간접 자료만이라도 요청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직함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이 조합원은 고소장 부분을 주변과 상의를 한 뒤 연락을 해왔다. 인터뷰와 최소한의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또 언론과의 통화 내용도 통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해달라.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연락을 취해와 집행부에 대한 비리 의혹을 언급했다. 돈과 관련 횡령이 의심되는 내용이어서 의혹과 관련한 자료가 관련 있는 지 타진했지만 자료가 있다면서도 자료제공 요청에는 난색을 표했다.
본지는 인터뷰 무산으로 보다 많은 냬용과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관련 수사 진행 사항에 대해서도 특별하고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후속 취재를 해나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조합장의 횡령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아직은 의혹 단계여서 언론공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조합 집행부에 대한 불신 누적으로 조합원과 집행부 간 주장이 엇갈리는 등 당분간 내홍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제기된 관련 의혹과 관련한 자료가 확보되는대로 관련 자료의 신빙성과 사실관계 확인 검증 등 후속 취재에 나설 예정이다.
|
2024.5.19 일 00:42
press1@news-plu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