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최근 북한 내 식량 사정 악화가 광범위한 식량 위기라기보다는 빈부 격차 심화에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기관지 '평화통일' 최신호에서 정은이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은 '북중, 북러 무역 재개와 북한 내부 변화' 기고문을 통해 지난해 조선이 중국에서 수입한 5대 품목은 금액 기준으로 대두유(콩기름), 고무타이어, 설탕, 담배, 의약품 순으로 집계됐다.

정 실장은 이런 통계로 볼 때 조선이 광범위한 식량위기를 겪는 것은 아니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정 실장은 "조선이 식량위기에 처했다면 옥수수 등 값싼 곡물이 주요 수입 품목에 포함돼야 하는데 지난해 중국에서 들여온 수입 품목 순위를 보면 타이어, 설탕, 담배 등이 앞순위"라고 지적했다.

밀가루는 북한에서 주식이라기보다 과자 등 간식의 주재료다.

그는 또, 전반적인 식량위기라면 장마당에서 식량 가격이 폭등해야 하나 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았으며 때때로 코로나19 이전보다 하락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조선은 만성적인 식량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몇 가지 자료로 추론해 볼 때 코로나19 유행 이후 주민 상당수가 굶주림을 겪을 만큼 식량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전반적으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기보다는 코로나19 기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해 부의 재분배 현상이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최근 입국한 탈북자들도 이런 빈부격차 정황을 증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품목으로 중국과 임가공 등 경제협력을 하는 정황도 무역 통계를 통해 나타났다.

중국 해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대중국 수출입 총액 규모 상위 5대품목'은 수출 상위 5개품목은 텅스텐광, 합금철, 전기에너지, 몰리브덴, 가발가수염 순이다. 수입 상위 5개 품목은 대두유, 고무타이어, 설탕, 담배, 의약품 순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의류 임가공을 포함한 북한의 섬유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