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 한기정입니다.

먼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14개 공공기관 기관장님들과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이 행사는 14개 공공기관이 그동안 자발적으로 마련한 입찰담합 관여행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다시 한번 공공분야 입찰담합 근절 의지를 다지는 기회로 삼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공정위가 최근 3년간 과징금을 부과한 담합사건 2건 중 1건이 공공분야 입찰담합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지난해 전체 공공조달 196조원 중 공공기관의 조달계약 금액이 70조 원에 달하고, 그 중 절반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14개 공공기관이 계약한 금액으로 확인됩니다.

이는 여러분들이 공공분야 입찰담합을 감시하고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고 그에 걸맞는 역할이 필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담합은 시장 경제 질서를 무력화하고 국민의 삶에 많은 피해를 가져오는 가장 중대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입니다.

그리고 공공분야 입찰 시장에서 발생하는 담합은 결국 국민의 부담이 되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거나 국가 예산 낭비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공공분야 입찰담합을 억제하기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공정위 등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동안 공공분야 입찰담합을 적발·시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철도 차량 및 침목 입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임대주택 화재보험 입찰,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맨홀 뚜껑 입찰,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 탱크 및 강관 입찰,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수도관 입찰,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석유공사가 발주한 지진관측장비 입찰,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도로 유지보수 공사 입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주한 특장차 입찰 등 이 자리에서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기관의 다양한 품목에 대한 입찰담합을 지속적으로 적발하고 엄정히 조치해왔습니다.

그러나, 공공분야 입찰담합은 공정위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뿌리뽑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공정위와 오늘 모인 공공기관이 함께 입찰정보 공유,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공공기관 스스로도 입찰담합을 유발할 수 있는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그동안, 단순히 신속한 계약체결 등 업무 편의를 위해 담합을 유도하는 사례부터임직원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담합을 유도하거나 입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사례까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입찰에 암묵적으로 관여하거나 방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 왔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한 일본의 경우에는 별도 특별법을 제정하여 입찰담합 관여행위자에 대한 징계나 형사처벌, 손해배상 등의 제재수단을 마련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도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수 개월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오늘 그 결실로 기관별 자율 개선방안이 마련되었습니다.

자율 개선방안에는 입찰담합 관여행위에 관한 인사 및 감사 규정을 정비하는 것부터 주기적인 감사 실시, 임직원 대상 교육 강화, 피해자가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제보센터 운영까지 다양한 대책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대책이 단순히 하나의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기관장님들께서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여러분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는 없는지 지속해서 살펴 나가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오늘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해주신 기관장님들과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마련된 개선방안이 공공기관 내에서 하나의 문화로서 뿌리내리고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