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배변 매트를 거동이 불편한 입원환자 항문에 집어넣은 60대 간병인이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병원 측이 이를 알고도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피해자 가족과 경찰 등에 따르면 간병인 A(68)씨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인천 모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B(64)씨의 항문에 모두 4장의 배변 매트 조각을 넣었다.

이 조각은 가로·세로 약 25㎝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평소 A씨가 환자의 신체를 닦기 위해 병상에 까는 배변 매트를 잘라 쓰던 것이었다.

B씨 가족은 지난 7~8일 4장의 조각 중 3장을 확인했다. B씨는 요양병원에서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였다. 

B씨 가족은 "요양병원 측은 입원 기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B씨는 항문이 막혀 있던 상태였던 것"이라며 "고통을 느꼈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요양병원 측은 가족보다 먼저 지난달 27일 B씨 몸속에서 처음으로 조각을 발견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당시 B씨의 상처 부위를 소독하던 한 직원은 항문에서 매트 조각을 빼낸 뒤 사진을 찍어 간호 인력이 모인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A씨는 휴가 중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는데 병원 측이 별다른 책임을 묻지 않아 복귀 이후에도 그대로 B씨를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