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직전 200m 상공에서 비상출입구가 열리는 위험천만했던 사고와 관련 체포된 30대 남성이 "답답해서 빨리 내리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차 조사에서 30대 남성의 범행 동기에 대한 진술을 토대로 1차 조사를 끝내고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항공보안법은 벌금형이 없어서 혐의가 확정되면 실형을 면하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항공보안법은 비행기 보안이나 운항을 저해할 목적으로 출입문이나 탈출구, 기기를 조작하면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33살 이모씨로 신원이 확인된 가운데 이씨는 전날 체포 직후 호흡곤란 등 불안 증세를 호소하며 진술을 거부했다.

경찰은 27일 첫 조사를 마치고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이 씨는 최근 실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비행기가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서 비상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연인과 헤어진 뒤 불안 증세가 심해졌다는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경찰에서 직접 확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런 진술 내용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거쳐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씨는 26일 낮 12시 반쯤 제주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에 착륙하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잡아당겨 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항공기에는 승객 194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200명이 타고 있었고, 이 가운데 9명이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에 옮겨졌다가 지금은 모두 퇴원했다.

피해자들은 물론, 항공기가 상당 기간 운항하지 못하게 된 만큼 항공사의 손해배상 역시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와 별개로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감독관 4명을 대구공항에 보내 사고 상황을 점검하고, 승무원들의 안전수칙 이행 여부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