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새벽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주도민은 물론 전국민이 환호했다.

새벽 4시 7분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는 선정 발표 순간을 생중계해 기쁨을 알렸다. 제주도민은 밤새 그동안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맺을 지 초조와 기대속에 밤을 지샜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이은 또하나의 쾌거였다.

이날 발표장에는 정운찬 7대경관유치위원장과 최광식 문화체육부장관이 직접 참석, 기쁨을 함께 했고 이명박 대통령도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제주도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연간 1조 2천여억원의 지역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보고서(제주발전연구원)도 나왔다. 제주는 이를 유치하기 위해 투표참여를 독려하며 각종 매체 홍보비로 20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위터나 인터넷포털, 언론사 관련기사에는 선정기관의 공신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국의 유력언론도 관련소식을 다루지 않거나 공신력 논란기사를 전하고 있다. 

의문은 연초에도 제기됐다. 이에따라 지난 4월 국내에서 선정기관인 뉴세븐원더스에 대한 공신력에 의문이 제기되자 설립자인 버나드웨버가 제주를 찾아 정운찬 유치위원장, 이참 관광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해명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선정결과 발표를 계기로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서는 네티즌들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재단인데 공신력이 약하고 복수투표가 가능해 선정방식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쏟아지고 있다.  세븐원더스는 2007년 1억명이 인기투표를 해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한 바 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등 유력매체 등에서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 등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에 산다는 한 트위터리안(@ estima7)은 "제주도가 뉴세븐원더스에 선정되어 연간 1조어쩌구 지역경제파급효과가 생긴다는데... 난 미국에 살지만 뉴세븐원더라는 것은 한번도 이곳 매체에서 본 일이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경제효과가 생긴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도 이와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인도네시아와 몰디브가 뉴세븐원더스 측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요구받고 사기라며 국내외 기자회견을 했다”며 “이런 의혹이 넘쳐나고 있는데도 정부와 지방정부가 아무런 검증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홍보비로만 20억원 넘게 집행해가며 뉴세븐원더스 측의 들러리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선정 과정에서 유료 국제전화를 무제한 중복 가능하도록 한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투표를 하려면 재단 측이 지정한 번호로 전화를 해야 하는데 한 통화당 평균 130~180원 가량이 소요된다. 제주도는 ‘1억명 투표’를 목표로 주민들의 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5천만 인구가 2차례씩 전화투표를 하도록 한 셈이다. 이번 선정을 위해 130억~180억원의 전화비용을 들여 선정됐다는 계산이다. 

이에 대해 트위터 상에서 한 트위터리안은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애국주의에 불끈해 한국인들의 전화, 인터넷 투표로 달성한 거라 영 찜찜하다”고 말했다.

임정욱 라이코스 대표(@estima7) 역시 “제주도가 뉴세븐원더스에 선정돼 연간 1조 어쩌구 지역경제파급효과가 생긴다는데...난 미국에 살지만 뉴세븐원더스라는 것은 한번도 이곳 매체에서 본 일이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경제효과가 생긴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와중에 영국 언론 가디언은 뉴세븐원더스가 구설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11일 "뉴세븐원더스가 이번 선정에 참가 입회비로 199달러를 받고도 마케팅비용을 요구해 여러국가들로부터 고소당해 논란에 휘말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가 관광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해외에 알려지지 않아 이번을 게기로 해외로 알려지는 기회가 돼 좋은 일이지만 공신력 문제로 인해 외국에서는 관심이 없는데도 우리만 좋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