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재벌가 자제의 생활상을 그린 방송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관심을 끌며 장안의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실에서 국내 재계서열 1위인 삼성가의 병역 기피가 4세까지 이어질 것인지 청년 세대는 물론 재계와 병무행정종사자 사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22)가 올해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지 여부가 결정되는 해여서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 이 씨의 국적에 대해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부와 명예를 한 손에 틀어쥐고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원한 수퍼파워 집단인 삼성 재벌에서 이 회장의 장남의 병역의무 이행은 노블레스오블리주의 시금석이다. 

장남 지호 씨는 이중국적(한국과 미국), 딸 원주씨(18)는 미국 국적이다. 

이 회장의 장남 지호 씨가 한국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지용 씨는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의 국적의 동시 국적자(이중국적자)다. 

이중국적자란 출생이나 외국인과의 결혼 등을 통해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 국적을 함께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국적법 제12조에 따르면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자는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못한 이씨가 한국 국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만 22세 생일이 지나기 전 외국 국적을 포기하거나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해야 한다.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은 외국국적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대한민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할 수 없으며, 오직 대한민국 국적만을 행사하겠다고 법무부장관에게 서약하는 것을 말한다. 

이씨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을 선택했다면 자동적으로 병역의무는 이행하지 않게 된다.

현재 대학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2013년 영훈국제중학교 부정 입학 논란으로 자퇴 후 줄곧 해외에서 생활했다. 

미국 최고의 기숙 사립학교인 세인트 폴에 입학했지만 학교 생활 부적응자로 고등학교를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교민 사회에서는 이씨가 학칙상 금지된 대마초를 피우다 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 폴은 1856년 개교한 이후 존 케리 국무장관과 다수 의원은 물론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대사만 13명, 퓰리처상 수상자도 3명이 나왔다.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한 케네디가도 이 학교를 다녔다.

당시 삼성그룹 측은 이씨가 학교생활이 타이트해 다른 곳으로 전학을 했다고 밝혔다.

일단 이씨는 부친인 이재용 회장이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만큼 이씨가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아도 부담이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씨가 아직 국적을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국적법 제12조 2항에 따르면 현역·상근예비역·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했거나 그에 준하는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전시근로역에 편입된 경우,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경우 등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부터 2년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면 된다. 이 경우는 병역 의무를 선결 조건으로 하고 있다. 

삼성가는 유달리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이 드물다. 고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회장은 모두 병역의무를 피했다. 이 회장의 아들까지 병역이 면제될 경우 3대가 병역면제되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아들의 국적 및 병역문제 결정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