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건설이 시공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시공과정에서 레미콘 품질 불량 의혹도 사실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본지는 앞서 주차장 붕괴와 관련 레미콘 불량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다. 이와 관련 SBS는 9일 작년에 레미콘을 납품한 3개업체가 레미콘 품질 불량 문제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재를 받았던 업체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인천 검단 GS건설 시공 아파트 주차장 '폭삭' ... 레미콘 불량 가능성 제기, GS "레미콘 보다 '설계 문제"']

GS건설은 "공식적인 조사위원회 조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병행해 진행하는 과정에서 초음파 촬영을 통해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부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지붕층 전체 700여 곳 중 30여 곳에서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해 주는 전단보강근이 설계와 달리 시공 당시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GS건설은 본지 취재에 대해 책임회피를 하는 입장을 밝히며 부실공사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이를 5일 만에 시인한 것이다.

GS건설은 "시공사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 사실을 즉시 사고조사위원회에 알리고 향후 조사 과정에서도 철저하고 투명하게 협조하고 건물 안전 확보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공사 기간 단축은 없고 원가 감소도 최대 1천만 원 안팎으로, 단순 과실이 원인인 것으로 자체 조사됐다"면서도 "그간 시공사로서 안전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자부해 온 입장에서 있을 수 없는 과오"라고 인정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지하 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하 주차장 2개층 지붕 구조물 총 970㎡가 파손됐다.

이 공사는 GS건설이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 방식으로 수주한 것이다.

이 방식은 설계 단계부터 시공사를 선정·참여시켜 시공사의 책임하에 약정된 공사비 내에서 공사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GS건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향후 10주간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전국 83개 아파트 현장을 대상으로 공인기관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를 통해 정밀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2일부터 붕괴 사고에 대해 정밀조사를 한 데 이어 오늘부터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와 같은 대형사고 발생 시 구성하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을 더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현장조사, 설계도서 등 관련 서류 검토, 설계·시공 적정성 검토를 통해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SBS는 '8시 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8시 뉴스에 따르면 SBS는 "부실 시공 의혹은 또 있다. 사고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한 업체 13곳 가운데 3곳은 최근 3년간 품질 부적합 문제로 국토교통부에 적발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SBS는 특히 이 중 1곳은 골재 표면수율 관리 같은 주요 품질 문제가 상습적으로 발생한 업체로 파악됐다고 했다. 

김두관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사고 현장에 불량 콘크리트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부분을 철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지난 3월 서울역 자이 아파트 외벽 균열 현상으로 공식 사과한데 이어 두달도 안돼 또다시 사과를 하면서 사과도 형식적인 면피용에 불과해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외벽 균열에 이어 주차장 붕괴로 부실공사도 백화점식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는 냉소를 보이며 심각한 안전의식 결여에 신뢰가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회사 측이 공사 중인 전국 83개 아파트 현장 전체에 대해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시공사 자체 조사와는 별도로 전문가 12명이 포함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7월 1일까지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SBS 관련 기사 ▶주차장 붕괴된 아파트 공사장…"철근 30여 곳 누락됐다" (sbs.co.kr)] 

앞서 본지는 최초로 GS건설은 불량 레미콘을 납품, 타설한 의혹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GS건설은 설계 오류 가능성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