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에서 분가한 구본준의 엘엑스(LX)와 범 삼성가 한솔, 그리고 쿠팡이 대기업 집단으로 규제를 받게됐다. 

25일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기 때문이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는 에코프로 등이 새로 지정됐고, 기존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분류되던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됐다.

쿠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총수(동일인)로 김범석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이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동일인과 그 배우자·2세의 국적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총수 있는 기업집단 중 동일인이 외국국적을 보유한 곳은 미국인인 이우현 OCI 그룹 회장 1곳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 마련을 위한 시행령은 현재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82곳, 상호출자제한집단 48곳 지정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 달 1일자로 82개 기업집단(소속 회사 3,076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6개(소속 회사 190개) 늘어난 것이다.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개사가 새로 지정됐다. 반면 현대해상화재보험, 일진 등 2개는 제외됐다.

공정위는 또 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48개 집단(소속 회사 2169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1년 전보다 1개(소속 회사 61개) 늘어났다.

▲LX ▲장금상선 ▲쿠팡이 새로 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는 제외됐다.

올해는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에 따라 공시기업집단 수가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2차 전지업종인 에코프로와 화물 운송업의 고려에이치씨, 제조·건설 분야의 글로벌세아, 자동차 부품 회사인 DN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시장이 성장하고 해운 운임이 상승한 데 따라 해운·온라인 유통 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집단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해운업종의 장금상선, 온라인 유통업종의 쿠팡이 당초 공시기업집단에서 상호출자제한제한집단으로 새로 진입했다. 금리 상승으로 채원 등 평가 금액이 감소하고, 가상자산 시장이 시들해진 데 따라 관련 업종인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 등은 기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조정됐다.

◇ SM 인수전 참전 ‘카카오’ 자산 증대, ‘하이브’는 지정 불발

기업집단 간 대형 인수·합병(M&A) 영향으로 기업집단 지위가 하향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일진그룹은 롯데에 일진머티리얼즈 등 8개사를 피인수당하면서 기존 공시기업집단에서 지정 제외됐다. KG는 쌍용차와 그 자회사를 인수해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크게 올랐다. 

그러나 기업결합이 마무리되지 않은 한진-금호아시아나와 한화-대우조선해양 등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금호아시아나와 대우조선해양은 대기업집단에서 지정 제외될 전망이다.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SM)의 경영권을 인수한 카카오는 계열사 수와 자산 총액이 각각 25개, 1조8000억원 증가한 147개, 34조2000억원으로 자산총액 순위 15위다. 다만 이번 대기업집단 지정에 관심을 모았던 BTS 소속사 하이브는 자산총액이 4조 8,1000억원으로 기준 미달해 이번에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SM 경영권 인수를 포기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속으로 지정된 74개 중 동일인이 변경된 집단은 DL(舊 대림)이 유일했다. 종전 동일인 이준용에서 아들인 이해욱으로 지배력이 이전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DL과 대림 등 주요 계열회사에 대한 회장 취임 후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있고, 최상단 회사인 대림의 최다 출자자(52.26%)인 점 등이 고려됐다.

올해 발표에서는 총수가 있는 동일인에서는 외국인 국적도 조사, 발표됐다. 쿠팡은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동일인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쿠팡 김범석은 올해도 동일인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여전히 쿠팡 법인 동일인 지위를 유지 중이다. 다만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측에 지정자료 제출 받아 동일인과 그의 배우자·2세 등의 국적 현황을 공식 파악했다. 

총수 있는 72개 기업집단 중 동일인이 외국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OCI 그룹의 이우현 회장(미국 국적만 보유) 등 1개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외국 국적인 집단은 7개, 2세가 외국 국정이나 이중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외국인 동일인 지정을 위한 기준 정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 등장과 외국국적(이중국적 포함)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통상 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