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갑질을 근절하는데 앞장서야 할 경찰서장이 직장내 부하직원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내부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서장은 자신의 집무실에 고급 침대를 들여놓는가 하면 개인 운동용구라며 싸이클도 들여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A 총경이 영등포경찰서장으로 부임한 뒤 영등포경찰서 경리계장 B씨에겐 부당한 직장내 갑질로 인해 시달려야 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B 경리계장은 서장으로부터 규정에 없거나, 규정을 어겨야 따를 수 있는 지시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서장은 현장 출동을 나가면 배가 고프다며 간식을 요구했고, 비용 처리 규정이 따로 없어 A 씨는 사비로 과일을 사서 손수 도시락을 쌌다고 한다.

B 씨는 "과장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알아서 하라고. 그렇게 해서 제가 과일 도시락 그런 걸 준비하게 된 거"라며 "주말에도 과일 깎아서 가져다주고. 사비로 과일이나 간식을 준비하는데 들어간 건 50여만 원 정도된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B씨는 서장 지인의 경조사비를 대신 내기도 했다고 한다.
예산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수차례 전해도, 묵묵부답이었다. A 서장의 갑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직원들이 쓰는 체력 단련실에 놓기 위해 120만 원짜리 운동 기구를 샀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 설치된 곳은 서장실이었다.

서장실에는 최근 최고급 침대도 새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현직 경찰관은 "서장 내실에 보면 퀸사이즈의 시몬스 침대가 새로 들어온 것을 봤고 또 TV 앞에 개인 운동 한다고 사이클이 새로 들어온 걸 봤다"고 공개했다. 

200만 원이 넘는 침대값을 충당하기 위해 직원들은 다른 가구의 구매가를 부풀렸다고 증언했다. 이는 엄연한 꼼수이자 예산 착복이다.

영등포경찰서 B 경리계장은 "금액을 녹인다는 표현을 쓰거든요. 그런 식으로 나눠서, 분산해서 결제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경리 책임자로서 A 서장의 요구에 거듭 반발한 때문에 믿보였는 지 B계장에게 돌아온 건 지난해 하반기 근무 평가 최하위 평점을 받았다.

또, 직원이 6명밖에 없는 경리계가 둘로 나뉘더니 한쪽에만 업무가 배정되면서, B씨는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됐다.

참다못한 B 계장은 지난달 초 경찰청 내부비리신고센터에 A서장을 신고했지만, 감찰 결과는 '경찰청장 직권의 '경고'' 처분에 그쳤다. 정식 징계가 아닌 말로 주의를 주는 수준이다.

감찰 결과는 B 계장이 자발적으로 한 것으로 결론 났고, 대납한 경조사비 일부를 감찰 직전 A 서장이 돌려준 게 영향을 줬다.

B 계장은 현재 병가를 냈지만 업무에 복귀하면 다시  A 서장과 한 직장에서 근무해야 한다. 
B 경리계장은 "도둑질하고 돈 돌려주면 범죄가 없어지는 게 되는 게 된다"며 " 그런 걸 단속하는 기관에서 이 정도 경고로 끝낸다는 것은 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A 서장은 언론 통화에서 '경고' 처분을 받아들인다면서도,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내용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