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1일 호반건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곽상도 전 의원 부자의 50억 뇌물수수와 범죄 수익 은닉 혐의와 관련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산업은행 컨소시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산업은행 컨소시엄 측이 경쟁자인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하나은행 이탈을 압박한 추가 정황을 파악해 증거물 확보 차원에서 진행됐다. 산업은행 컨소시엄과 관련한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부탁으로 하나은행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와해를 막아주고 그 대가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뇌물로 받았다는 게 1차 수사팀의 결론이었다.

곽 전 의원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그러나 병채 씨가 받은 퇴직금 50억원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면서도 두 사람을 '경제적 공동체'로 보기 어렵다며 뇌물혐의를 불인정했다.

1심에 항소한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며 병채씨에게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곽 전 의원과 병채씨가 경제적 공동체이며, 50억원 뇌물 수수의 공범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병채씨는 대장동 의혹 초반 이미 뇌물 혐의 공범으로 고발돼 피의자 조사도 받았으나 1차 수사 당시엔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병채씨가 받은 50억원에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하나은행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한 관련 자료 분석이 끝나면 산업은행 컨소시엄 관련자들을 불러 하나은행에 대한 회유시도와 이후 호반건설의 압박,회유 시도에도 하나은행과 손을 잡지 않고 별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게된 이유에 대해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도 뇌물수수 공범으로 못박았다.   

검찰은 25억원의 직접 수혜자인 병채씨를 뇌물 혐의 공범으로 규정하고 25억원은 '성과급을 가장한 뇌물'로 보아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했다.

2심 재판에 앞서 곽 전 의원 부자가 '공범'이자 '경제 공동체'라는 기존 입장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병채씨는 대장동 의혹 초반 이미 뇌물 혐의 공범으로 고발돼 피의자 조사도 받았으나 1차 수사 당시엔 기소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