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태풍급 강풍을 타고 급속하게 번졌던 강릉 산불이 8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다.

강풍을 타고 시뻘건 불덩어리가 빠르게 확산되며 사투 끝에 불길을 잡았다. 오후들어 내린 봄비가 큰 도움이 됐다. 

최초 발화지점에서 30분 만에 3.5km 떨어진 펜션이 잿더미로 변했다. 팬션 옆 주택에서는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주민 1명과 소방관 2명은 화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강릉 난곡동 일대에서 나무가 쓰러지며 전깃줄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은 때마침 불어온 강풍에 급속히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최고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진화에 나섰지만 소방헬기가 산불현장으로 투입되지 못해 진화에 애를 먹었다. 소방당국은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전국의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했다.

오전에는 건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순간최대 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이 불었지만, 오후 들어 초속 19m로 잦아들면서 초대형 헬기 1대와 대형헬기 2대가 투입되면서 진화에 속도를 냈다.

오후 들어 강풍이 잦아들면서 헬기기 진화 작업에 투입됐고 5mm 안팎의 소나기까지 내리면서 진화가 활발해지면서 8시간 만인 오후 4시30분쯤 주불이 잡혔다.

하지만 산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축구장 530여 배에 이르는 산림 379ha를 태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산불로 주택과 펜션, 축사 등 시설물 피해는 70개소를 넘어섰다. 주택 20여채는 전소됐다.

화재 현장 인근 주민 520여 명은 현재 강릉 아이스아레나, 사천중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주민들은 강풍에 불덩어리가 날아다닐 정도라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산불은 한때 경포대초등학교 담장 근처까지 이어져, 교육당국이 버스를 투입해 학생들을 다른 학교로 긴급 이송하기도 했다.

국가지정 보물인 경포대 근처까지 산불이 번져 문화재청이 현판을 급히 떼어내 옮겼고, 강원도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 일부가 소실됐다.

또 경포호 주변 작은 정자인 상영정도 전소됐다. 
자욱한 산불 연기가 인근 7번 국도를 뒤덮으면서, 즈므고가교에서 경포방향 구간도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산불 진행 경로에 있는 경포대 북부 인근 사찰과 아파트 단지에 방화선을 구축하고 문화재 보호에 총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