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청 신청사 부지에 자리잡아 청주시와 분쟁을 겪어온 청주병원에 대해 법원이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청주지법은 4일 오전 8시께 청주시청 신청사 부지를 3년 넘게 무단 점유하고 있는 청주병원에 대해 집행관을 보내 강제집행에 착수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집행 저지에 나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4시간 여 대치 끝에 추후 집행하기로 하고 철수했다. 법원 집행관은 직원들이 몸싸움을 불사하며 강하게 저항하자 이날 낮 12시 40분께 강제집행을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병원에서 철수했다.

법원 집행관실은 이 병원 장례식장과 주차장에 펜스를 쳐 출입을 막고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법원은 노인성 질환자와 정신질환자 등 환자 130명가량이 입원해 있는 특수성을 감안해 비의료시설부터 집행에 나섰다 밝혔다.

병원 직원들은 장례식장 출입문을 봉쇄한 채 입구에서 집행관 등의 진입을 막고 이 과정에서 일부는 법원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폭력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경력 255명을 동원해 병원 정문과 후문에서 출입을 통제했다. 

이날 충돌은 청주시가 청주병원 토지·건물을 강제수용해 2019년 8월 청주시로 소유권을 넘겨받으면서 시작됐다.

시는 청주병원이 전체 보상금 178억 중 172억원을 받고도 이전하지 않자 명도소송(토지 및 건물 인도 청구의 소)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했고, 대법원도 시의 손을 들어줬다.

시는 명도소송 1심 판결을 토대로 지난해 9월 청주병원을 상대로 법원에 강제집행(부동산 인도)을 신청하고 청주병원에 3차례 강제집행을 예고했다. 

시는 무단 점유에 대한 변상금 14억원을 부과하고 부당이득금 청구(45억원) 소송도 제기했다.

청주병원 측은 과거 보상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이전 부지에 대한 시의 과감한 행정적 지원 등을 요구하면서 자율 이전을 거부해 왔다.

민선 8기 이범석 시장은 신청사 건립 부지 내 옛 시청 본관 철거 및 신청사 설계 재공모 방침을 밝히면서 신청사 착공은 2025년으로 늦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