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 세부규정이 공개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세부 규정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국 생산거점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세부 규정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반도체법이 규정한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이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 이 기간 중국 등 미국이 지정한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중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 현지 생산량이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미국의 대중 견제와 공급망 확보 정책에 따른 규제에 대비해 미국에도 반도체 생산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는 그동안 정부가 미국 측과 협상해온 결과 최상은 아니지만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가 많다.  

실질적인 확장이 양적인 증산으로만 규정됐기 때문에 중국 공장에서 '기술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한국의 대중 투자를 제약하며서 한.중 관계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기업의 판단을 제약하는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의 기술 업그레이드가 원천 봉쇄될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예상보다는 규정이 안도할 만한 수준으로 나왔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 많이 노력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일단 국내 업체들이 중국에서 공장을 돌리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중국 공장 내 낸드플래시 적층이나 첨단 나노 공정 등에도 제한 여부와 관련 현행 미국 반도체법에서 규정하는 범용 반도체 기준인 낸드플래시 128단, D램 18나노미터까지는 일단 가능하다

다만 그 이상에 대해서는 아직 규정이 모호해서 명확히 판단하기가 어렵다. 당연히 우리 업계가 바라는 사항은 낸드 128단, D램 18나노보다 높은 수준으로의 업그레이드이고, 이는 향후 협의해봐야 할 부분이다. 미국이 향후 반도체법을 바꿀 수 있다고 한 만큼 여지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