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부모의 산소가 훼손된 사실이 12일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부모의 산소에 구멍을 내고 돌을 박아놓은 모습을 한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소재 이 대표 부모의 묘소의 땅속에 파묻힌 돌에 '生'(생), '明)'(명) 등의 한자가 적혔고 몇몇 사람이 봉분을 다지듯 뛴 것처럼 누른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며 "봉분이 낮아질 만큼 봉분을 꼭꼭 누르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글과 함께 무덤 근처에 묻힌 돌덩이 등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돌에는 ‘生(날 생)’ ‘明(밝을 명)’ 등의 한자가 적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지막 글자는 희미해 식별하기 쉽지 않은데, ‘氣(기운 기)’ 또는 ‘殺(죽일 살)’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는 사진 공개 4시간여 뒤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곳은 1986년 12월 아버님을 모시고 2020년 3월 어머님을 합장한 경북의 부모님 묘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한다"며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을 당하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1야당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묘소까지 공격하는 패륜적 행태에 분노한다"며 "즉각 이 같은 테러가 누구에 의해 저질러졌는지,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철저히 밝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묘소 훼손을 파악한 경위에 대해 임 대변인은 “산소에 구멍이 났다고 제보가 들어왔고, 11일 이 대표의 둘째 형님께서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며 “(묘소에) 4곳 정도 현재 구멍이 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무덤이 훼손된 것은 1주일여 전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 사실을 당시 알리지 않고 시간이 지난 뒤에 알린 것이다.

즉각 사실을 알리고 경찰 수사를 촉구하지 않고 이 시점에 공개한 것에 대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경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다. 봉화경찰서는 이날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소재 이 대표 부모의 묘소에 찾아가 봉분 훼손 등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적용 혐의를 구체화한 뒤에야 일대 폐쇄회로(CC)TV 확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오는 13일 아침회의를 거친 뒤 직접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임미애 도당 위원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봉분 훼손과 관련해 풍수하는 분들께 여쭤보니 풍수상 일이 아니라 주술적인 일이라고 한다"라며 "이 대표 개인의 일이 아니라 당 대표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당한 일이기에 고발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자작극일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 부모의 묘소 위치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경북 지역이 유교적 전통이 강한 만큼 무모한 상식 밖의 행동이 일어날 수 있겠느냐, 돌이 박힌 곳도 이 대표가 가장 먼저 알고 공개했다는 점부터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20대 대선 과정에서 상대는 신경쓰지도 않는 주술을 거론하며 과도하게 집착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 과거 정의연대 관계자의 극단 선택도 윤미향 의원측이 먼저 알고 SNS로 알렸다가 내렸던 것도 제시된다.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그 행위자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있어서는 안될 패륜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