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했다.

이 은행의 파산으로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 회사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10일 서부 실리콘밸리 대표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대해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새 은행으로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

FDIC 조치에 따라 25만 달러의 예금보험 한도 이내 예금주들은 13일 이후 예금을 인출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돈을 예치한 예금주들은 자금이 묶이게 됐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예금이 줄고, 보유한 채권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맞았다.

이 은행은 현지시간 9일 하루에만 주가가 60% 넘게 폭락했고, 이로부터 하루도 안 돼 파산했다.

이번 파산은 미국 내에서 2008년 워싱턴뮤추얼 은행 파산 다음으로 큰 규모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은행들의 재정적 손실은 우려할 만한 문제입니다.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산 11일 전 이 은행의 그레그 베커 회장 겸 CEO가 360만 달러, 우리 돈으로 47억 원 규모의 모회사 주식을 매각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미국 금융권 전반으로 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탓에 국내 투자 심리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한국에도 영향을 미쳐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으로 2400선 아래로 하락했고, 특히 국내 은행주도 일제히 내림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