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SNS에 도정과 도민과의 대화보다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하면서 정치적 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김 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틈새를 노리고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9일 "절박한 마음으로 도민과 국민 앞에 섰습니다. 대통령은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합니다. 정책 대전환으로 민생을 지키는 ‘국민의 길’을 가야 합니다. 모든 경제 주체는 ‘대화의 길’을 가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민생복원’, ‘정치복원’을 시작합시다"라고 적었다.

그는 1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해 "1년 전 오늘 우리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 46%는 한국 사회가 더 나빠졌다고 말합니다. 만약 1년 전에 우리 민주당이 선택받았다면 과연 달랐을까요?"라며 "민주당이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민생위기,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서 든든한 ‘민생의 버팀목’이 되어주십시오"라고 대권 주자급 발언으로 당에 주문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일에도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배상안을 발표했습니다 과거사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면서 ‘피해자’가 빠져 있습니다"라며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피해 배상안은 또 하나의 ‘참사’입니다. 왜 우리 피해자, 국민의 마음은 읽지 못합니까. 정부는 굴욕적 배상안에 대해 사과하고 제대로 된 해법을 마련하기 바랍니다"라며 체급을 높이는 정치적 발언을 SNS에 남겼다. 

5일에는 "검사의,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대한민국"이라며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야당 지지층에 주파수를 맞추고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웠다.   

또 그러면서 같은 날 "지지자 분께서 <김동연의 기회티콘>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잘 사용하겠습니다"라며 이미지 확충을 위한 소재도 제시했다.

2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께 독립선언서를 한 번이라도 읽어봤는지 묻고 싶습니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는 사과·책임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순국선열께 부끄러운 일입니다 기미독립선언은 민족 독립과 정의·인도·생존·존영을 추구하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꼭 제대로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는 주장을 남기기도 했다.

도민과 함께라는 수식어를 달아 도지사 지위를 내팽개쳤다는 지적을 피하려 했지만 정치적 뉘앙스가 강하다.

경기도를 넘어 중앙 정치무대와 관련된 현안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잊혀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관측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증대와 당 지지율 하락 등 수도권 지역의 동요 등이 총선이 다가올수록 커질 경우 당 대표직 사퇴 등 지도부 공백이 이어질 경우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KBS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광주.전남지역 18세 이상 거주자 1606명을 대상으로 3월2~3일 실시(무선전화 인터뷰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장래 지도자로 김 지사는 0.6%로 나타났다.

장래 정치지도자 군을 놓고 물은 결과, '없다'는 의견이 34.4%로 가장 많았다. 호남지역을 대표할 차기 정치 지도자로 현재의 야당 정치인 중에는 맘에 드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호남 민심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같은 호남 출신의 장래 정치지도자를 그리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곽

이재명 24.2% 이낙연 10.5% 천하람 1.3% 안철수 0.9% 김영록 0.8% 민형배, 홍준표 각 0.7% 김동연 0.6% 기타 8.6%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12.2%나 하락했고 이낙연 전 대표가 5.7%나 급등했다. 이 대표가 경북 안동 출신이어서 호남을 대표할 차기 지도자로 DJ 처럼 전적으로 지지할 만큼 마음이 썩 내키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10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7개 시·도 광역단체장에 대한 '2023년 2월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지사는 58.4%의 긍정평가(부정평가 24.5%) 비율을 기록하며 김영록 전남도지사(67.9%)와 이철우 경북도지사(64.5%)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경기도 주민들은 주민 생활 만족도에서 69.1%가 긍정평가를 하면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김 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나선 것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 대표의 위기를 기회로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