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수사 중 조현범 회장 개인비리 혐의를 포착, 수사를 확대한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6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현범 한국타이어회장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 자금 130억원 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일정 부분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는다.

또 비슷한 시기 회사 공금 수십억원을 유용해 자택 집수리나 외제차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도 있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원대에 달한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은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로, 2016∼2017년 조 회장에게 65억원, 조 고문에게 43억원 등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타이어가 계열사가 만든 장비를 비싸게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중, 조 회장이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 등이 포착되면서 수사가 확대됐다.

검찰은 "사익 추구성이 강해 죄질이 불량하고 증거인멸 정황이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구속영장 청구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올해 초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한국타이어 구매 담당 임원 정모씨와 회사 법인을 먼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조 회장으로부터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현대차 부품협력업체인 '리한'의 박모 대표를 지난 2월13일 소환조사했다.

박 대표는 친분이 있는 조 회장으로부터 회삿돈을 빌려갔다. 

조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에서 100억 원대 돈을 끌어와 친분이 있던 박 대표에게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