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시절 '김문기를 몰랐다'(2021.12 방송 인터뷰)와 백현동 종상향 국토교통부 협박'(2021.10 국정감사)발언으로 허위 사실 공표 혐의(공직선거법)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고인 신분으로 전날 법정에 섰다. 

민주당 대표로 취임한 뒤 첫 재판에 출석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했던 말은 검찰이 조사도 안 했으면서 자신만 재판에 넘겼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오전에 법원에 출석하면서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어떤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고 손을 내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법정으로 직행했다.

그러나 점심 식사 뒤 오후 재판에 들어설 땐 작심발언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에 대해선 조사도 없이 각하했고, 김문기를 몰랐다는 이재명의 말에 대해선 압수수색, 수십 명의 소환조사를 통해서 기소했다"고 항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재작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김만배 씨와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고 했다가 이후에 "김 씨가 회식 자리에 왔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고발이 있었는데도 검찰이 기소하지 않아 수사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는 지 여부가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재작년 12월 방송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성남시장 때는 몰랐다고 한 발언과, 그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한 발언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김문기 씨를 모른다고 한 것은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의혹의 연관성을 조기 차단하고자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이 김만배 씨를 모른다고 한 발언을 각하하고 자신만 기소했다고 주장한 형평성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유동규 씨는 측근이 아니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직접 발언 대신 변호인을 통해 혐의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사람을 '안다'는 건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으로, 어느 정도 교류가 있어야 '안다'고 할 수 있을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면서, 김 전 처장을 단독으로 접촉한 적이 없고, 성남시엔 김 전 처장 같은 팀장급만 600명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재판은 앞으로 격주로 금요일마다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