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의 지도부를 뽑는 국민의힘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3.8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자들은 2일 수도권에서 일전을 벌였다.

2일 오후 2시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 합동 유세에서 4명의 당 대표 후보와 8명의 최고위원 후보, 4명의 청년위원 후보들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수도권 탈환 등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발표하고 자신이 총선에서 170석을 당선시키겠다며 당 승리를 위한 적임자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13일 제주를 시작으로 한 합동 유세는 수도권 합동 유세를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끝냈다.

내일(3일)은 마지막 방송토론을 펼친다.

당권주자들은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주고 받았다. 

김기현 후보는 "총선을 이기려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야 하고, 민생·경제를 살려내야 하고,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대통령과 소통하고 공감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당내 갈등과 분열을 일으켜서 당 망치는 분이 앞장서면 민생·경제 해결 못 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 총선에 이기려면 민심에 부합하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면서 "당 대표하면서 측근 공천,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을 반복해서 선거 망쳤던 분이 '나 이제 반성한다', '시스템 공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안철수 후보를 직격했다.

또 '울산 땅' 의혹과 관련, "민주당이 황운하라는 사람을 내세워 선거 공작 망령을 다시 부리려 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 당 내부에서 민주당과 합작해 민주당 이중대를 하면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울산시장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김기현 땅 밑으로 터널이 다 지나가고, 그 터널이 지나도록 최종 확정한 사람이 민주당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라고 했다"며 "이제 좀 사과하시라"고 요구했다.

나머지 당권주자 3명은 '울산 땅' 의혹 등을 고리로 김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안철수 후보는 "도시개발을 이유로 이권을 챙겼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과 판박이라는 의혹이 계속해서 쏟아진다"며 "만약 이런 일이 사전에 알려졌다면 정의를 중시하는 대통령께서 아예 후보로 생각조차 안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한 것을 거론, "정순신 사태가 터지자 서울대에서 대자보가 붙고 청년층에서 격렬히 반발했다. 학교폭력도 문제였고, 불공정 입학 문제도 컸다"며 "민주당이 바로 이런 '조국 사태'로 무너졌다. 총선에서 이런 일이 터지면 곧바로 패배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또 "대통령께서 결단해서 정순신 변호사를 사퇴시켰다. 그렇다면 우리도 비리 의혹이 있는 후보를 뽑지 않아야 한다"면서 "내년 총선 전날까지 민주당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돼 윤석열 정부가 식물 정부가 되는 꼴을 보시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 '윤심'(尹心) 후광 없이, 연대라는 눈속임 없이 홀로 설 수 없는 후보가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나"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하람 후보는 수도권에서 승리한 작년 지방선거를 언급, "김종인-이준석 지도부 체제에서 확장된 중도층의 관심과 젊은 세대 환호가 없었다면 이길 수 있었겠나"라며 "패배했던 네 번의 선거마다 종북좌파 타령과 읍소 말고는 전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기현 후보가 '윤핵관'표 공천, 낙하산 공천으로 공천 파동 일으켜서 막판에 또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피켓 들고 큰절하면 그때도 함께 할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총선) 승리의 길을 탄탄하게 다지겠다. 다시는 인원 동원할 필요 없는, 수도권의 젊은 세대가 당원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권력형 토건 비리, 땅 투기 의혹에 대해 민주당이 맹렬한 공격을 할 것이고 이에 못 이겨 중간에 비대위가 탄생하게 된다"며 "김 후보는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제가 김 후보 비리 의혹을 얘기하니까 '내부 총질'한다고 하는데 '내부 수술'"이라며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총선에서 필패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는 자신의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자신을 민다'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는데 큰일 날 말"이라면서 "자신의 비리로 총선에서 질 경우 패배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우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장외 난타전도 펼쳤다. 

김기현 의원은 2일 경쟁 주자인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총선 승리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상대 후보 흠집 내기와 뒷다리잡기에 골몰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가 총선승리보다 전당대회 승리만 생각하는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안 후보는 앞서 "대통령실·비대위·선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피해의식인가"라며 전당대회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당원명부가 유출돼 김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한다"고 당원명부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오히려 제가 보건대 선관위가 저에게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경쟁주자들이) 가짜뉴스를 마구 퍼 나르고 있음에도, (선관위의) 그에 대한 제지가 전혀 없어서 불만스럽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안 후보 측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제기에 대해 "트집 잡기 위한 트집 잡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현재 판세는 1강 2중 1약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업계의 관측이다.

초반 김기현 안철수의 2강 구도에서 현재는 김기현 1강 독주에 안철수 천하람의 2중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