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령부가 과거 전신이었던 국군보안사령부 시절 논란끝에 중단된 민간사찰 부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사찰로 원성을 샀던 국군보안사령부가 국군기무사령부로 이름까지 바꿨다가 이번 정부에선 방첩사령부로 이름을 바꿨지만 민간인 사찰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KBS 보도에 따르면 방첩사령부는 직무 범위를 넓힌다는 내용의 시행령이 법제처 최종 심의에 올라있는데 정보 수집 대상에 민간 영역이 포함됐다.

국군 방첩사령부의 시행령 개정 최종안은 군 관련 정보 수집 대상으로 '국가 전복'과 '테러'는 그대로 두고, 기존 '대간첩 작전'을 '통합 방위'로 바꾸는 내용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관련 법상 '통합방위'는 군은 물론 예비군과 민방위대 통합방위협의회를 두는 직장 등 민간 영역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넓어진 업무 영역, 직무 영역에 대해서 명확하고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정 없이 이번 최종안에도 포함됐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불필요한 정보들을 캐내고 민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사찰하고 수집하고, 그런 것들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독소조항"이라고 우려했다.

또 방첩사에 사실 확인을 위한 정보 수집과 작성, 배포 등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으로 '중앙 행정기관의 장'을 새로 신설, 명시했다.

대통령실은 물론 각 부처 장관들이 방첩사를 통해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이인영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은 "모호한 표현을 통해서 방첩사의 권한을 사실상 확대하고 방첩사가 헌정 파괴를 일삼았던 과거의 보안사 시절로 회귀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방부는 정치 관여와 민간 사찰, 권력 오남용 금지 등 이른바 '3불 원칙'은 유지된다며, 중앙 행정기관장의 정보 수집 요청도 법령에 근거해 요청한 경우에만 협조가 가능하다는 제한적 조항이라고 밝혔다.

정부 시행령은 국회를 거치지 않는 만큼 방첩사 시행령도 법제처 심의가 끝나는 대로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