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에 대한 원청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기간 중 사측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이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번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이학영·이수진(비례)·전용기 의원, 국민의힘 임이자·김형동 의원, 정의당 이은주 의원으로 구성됐고, 위원장은 이학영 의원이 맡았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로, 상임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에 따라 구성해 최장 90일까지 법안 심사를 할 수 있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6명으로 구성하고,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소위원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야당의 강행처리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회의장에 남은 민주당·정의당은 회의가 시작한 지 20분도 안 돼 개정안 의결을 마쳤다.

임이자 의원은 "사용자의 개념을 확대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범위도 없이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아무 근거 없이 이러는 것은 무식하다. 이는 민주노총에 의한, 민주노총을 위한, 민주노초의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수진 의원은 "(개정안에 대해) 충실한 토론을 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하는데,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회의장을) 나가 버리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개정안은 환노위에서 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만큼 21일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환노위 문턱을 넘으면 '노란봉투법'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다.

앞서 환노위는 지난 15일 소위원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을 단독처리했고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을 신청했다.

개정안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고 쟁의행위 탄압 목적의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넓혀 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인 근로 조건을 결정하는 사람을 사용자로 보는 내용과 함께 노동자에게 파업으로 인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환노위에서 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만큼 21일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노동자를 상대로 한 반헌법적 손해배상 소송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기업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했다.

노란봉투법은 여야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합의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노동현장에서 절실한 법안을 무한정 끌 수 없어 야당이 단독처리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해당 개정안을 의결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독 처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건조정위 회부를 신청한 바 있다.

앞서 여야는 지난 15일 환노위 소위를 열고 해당 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여야 합의 처리에 실패했다.

소위 위원 8명 중 민주당과 정의당 위원 5명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위원 3명은 반대표를 던진 뒤 퇴장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그동안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쌍용자동차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는 국가와 사측으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