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4자 대질 신문(15일) 이후 어제(16일)와 오늘(17일)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를 17일 피의자로 또다시 불렀지만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수행비서가 갖고 들어온 김성태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해제하고 잠금해제에 성공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에 착수했고 혐의와 관련된 증거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원지검은 지난 15일 이 전 부지사를 불러 대북송금 혐의에 대해 4자 대질심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성태 전 회장과 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안부수 남북평화교류협회장도 나와 대질심문이 이뤄졌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을 몰랐고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통화를 연결했던 것을 부인했지만 안부수 회장은 통화하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모두가 이 대표와 김성태 전 회장과의 통화를 진술했지만 이 전 부지사는 부인했다.

수원지검은 4자 대질 심문 이후 추가 조사를 위해 이 전 부지사에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연이틀 통보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이틀 모두 통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틀 전 이 전 부지사의 1차 피의자 신문 및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의 4자 대질신문을 실시했다. 

대북 송금 혐의는 김 전 회장이 2019년 북측에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 500만 달러,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4월, 11월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지원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2019년 1월 17일 중국 출장 때 북측 인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을 통해 이재명 대표와 통화했고, 대북 송금 과정도 이 대표에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는 통화한 적 없다. 대북송금을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진술의 진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4자 대질 등을 포함해 이 전 부지사의 조사를 조속히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수원지검은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 모 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6대의 비밀번호를 풀어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해외로 도주했다가 지난 7일 국내로 송환됐다. 

그동안 박 씨는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검찰에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된 휴대전화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로 전해졌다.

박 씨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에는 증거인멸교사 등 김 전 회장이 받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담겨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 전 회장을 비롯한 쌍방울 임직원 등이 지난해 검찰의 압수수색 등 수사에 대비해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이 있다.이 때문에 김 전 회장이 한국에서 썼던 핸드폰에도 대북 송금이 이뤄졌던 2019년 기록이 없을 수 있다. 

검찰은 박 씨가 소지했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양측 진실 공방에 주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된 박 씨를 다음 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최근 쌍방울그룹의 최근 3년간 자금 흐름이 담긴 전 그룹 재경본부장이 작성한 자금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로부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치 계열사들의 자금거래 내용이 담긴 자료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는 지난해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확보되지 않은 숨겨진 자료로,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인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가 국내로 송환된 뒤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