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딸 김주애 담긴 첫 기념우표 발행. / 사진 = 조선우표사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10)를 연일 띄우는 가운데 이번에는 김주애 얼굴 사진이 들어간 우표까지 등장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35) 노동당 부부장은 한때 ‘2인자’로까지 불린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는 듯한 모양새다.

북한의 조선우표사는 오는 17일 발행 예정인 새 우표 도안 8종을 14일 공개했다. 8종의 우표 중 5종의 우표에 김 위원장과 함께 한 김주애의 모습이 담겨 있다. 

우표에는 지난해 11월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당시 부녀가 미사일을 배경으로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모습, 서로 팔짱을 낀 모습, 병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등이다. 나머지 3종 가운데 2종은 ICBM만, 1종은 김 위원장만 각각 등장한다.

김 위원장이 화성 17형 미사일과 이동식발사차량 등을 배경으로 딸 김주애의 손을 잡고 걷거나 팔짱을 끼고 포즈를 취한 모습, 인민군 병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우표에는 "인민의 걸출한 수령이신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립니다", "불패의 핵 강국의 위용을 만천하에 과시", "조선의 전략적 힘, 절대적 힘 만방에 과시" 등의 표현처럼 화성 17형 ICBM의 시험발사 성공을 김 위원장의 성과로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사용하는 '존귀하신 자제 분'이라는 김주애의 호칭이 우표에도 쓰였다.

앞서 8일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는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출현했다. 김주애 우상화의 일환으로 북한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에 대해서 이름 개명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리 통일부와 정보당국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김주애’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김여정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열병식 영상을 보면 행사장에 밀집한 군인들 뒤편 모퉁이에 검정 코트를 입은 여성이 혼자 서 있는데, 그가 김여정인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시각 김주애는 아버지 김 위원장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군 사열을 받았고, 또 주석단에서 손으로 김 위원장의 양볼을 쓰다듬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평가할 내용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북한 당국이 김주애를 띄울수록 김여정의 존재감이 줄어드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이 발행할 우표가 이처럼 김주애의 모습을 담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4대 백두혈통을 등장시킨 이런 도안을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한 군의 절대적인 충성과 결속, 강화된 국방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