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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 채용 면접서 여성 지원자에 "예쁘네, 제로투 춤 춰봐라" 지시한 신협.. "자신감 엿보기 위한 것" 황당 주장
2023년 01월 12일 (목) 09:02:45 [조회수 : 368] | 수정시간 : 2023-01-17 10:46:27 신우승 s200813096@nate.com
   
국가인권위원회 현판 / 사진 = KBS

성희롱이 난무한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 채용 면접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팔을 걷고 나섰지만, 진상 조사 과정에서까지 면접위원들은 '자신감을 엿보기 위한 것', '긴장을 풀어주려 한 것 뿐'이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모 지역 신협협동조합 최종 면접에서 여성 응시자 A씨는 직무와 관계없는 외모 평가 발언을 들었다. 당시 면접위원들은 A씨에게 "키가 몇인지", "○○과라서 예쁘네" 등의 말을 건넸고, 노래와 춤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결국 A씨는 같은 달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면접위원들은 인권위가 조사에 나선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내놨다. 인권위에 따르면, 면접에 참여한 이사장, 상임이사 등은 '긴장을 풀어주는 차원에서 "이쁘시구만"이라고 말한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또 "이력서에 키와 몸무게가 적혀 있지 않아 물어보았지만 이런 질문이 부적절하다는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되어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해명에도 인권위는 면접위원들의 발언이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면접위원의 의도와 무관하게 직무와 관계없는 질문이 차별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인권위는 "직무에 대한 질문보다 외모와 노래·춤 등과 관련한 질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건 여성에게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기대하고 부여하는 성차별적 문화 혹은 관행과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들은 노래와 춤이 직무상 필요한 질문이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이어갔다. 면접위원들은 인권위 조사에서 "노래와 춤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인의 자신감을 엿보기 위해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서 율동도 곁들이면 좋겠다고 한 것", " 업무상 조합원들과 친화력이 중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춤과 노래 등을 시연해 보일 것을 주문했다" 등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 같은 답변이 일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신협 이사장에게는 전 직원 대상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고, 신협중앙회장에게는 각 지역본부 및 단위에 이 사건 사례를 공유하고 채용 관련 지침이나 매뉴얼을 제공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면접대상자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노래와 춤을 시연해 보도록 하는 것은 당혹감과 모멸감을 느낄 행위"라고 단언했다. 특히 "위계관계를 고려할 때 선뜻 문제제기를 하기가 어렵고, (응시자는) 요구를 거절할 경우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에둘러 거절의 뜻을 밝혔는데도 이를 거듭 요구하는 등의 행위는 강요와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고, 성적 불쾌감과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황당행위가 성차별적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인권위는 "직무에 대한 질문보다 외모와 노래·춤 등과 관련한 질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건 여성에게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기대하고 부여하는 성차별적 문화 혹은 관행과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질타했다.

한편 면접장에서의 외모 평가가 문제가 된 건 처음이 아니다. 실제 채용에서 외모 평가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달 한 대형병원의 경우 사무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외모 등의 사유를 들어 지원자를 서류전형에서 불합격 처리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1일 공개한 학교법인 가톨릭학원과 가톨릭대의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은 2016년 사무직 채용을 위한 서류전형 심사에서 별도의 심사위원 구성없이 직원 2명이 서류평가를 했다. 이들은 지원자에게 외모 점수 최저 2점, 최고 25점의 가점을 부여했다. 지원자 중 12명은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었지만, 가점 탓에 불합격 처리됐다. 서류전형 탈락자 중에는 '외모 하(下)'라는 사유로 떨어진 사례도 있다.

한편 직무 수행과 무관하게 외모를 고용 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법이다. 남녀고용평등법 7조는 노동자를 모집·채용할 때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인권위법도 성별을 이유로 고용에서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구별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고 못박는다.

지난해 5월부터는 노동자의 피해 구제를 돕겠다는 취지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과 노동위원회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고용상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고객 등 제3자에 의한 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치 미이행 ▲성희롱 신고 후 불리한 처우 등이 발생하면 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이 가능하다. 시정명령에는 ▲차별적 처우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 ▲적절한 배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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