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벤투 감독 / 사진 = KBS뉴스 캡처

대한민국 축구를 16강에 진출시킨 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한민국을 떠난다.

13일을 끝으로 벤투 감독은 한국과 안녕을 고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벤투 감독은 13일 오후 11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공항 도착은 오후 9시 50분으로 예정된다"라고 발표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2일(한국시간) 공개된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참가한 소감부터 자신의 차후 행선지에서도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10년 동안 포르투갈 A대표팀으로 활약할 정도로 실력이 있었다. 은퇴 후 축구화를 벗었던 스프로팅에서 지휘봉을 잡았고 성과를 내며 포르투갈 A대표팀 감독까지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2,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참여한 후 클럽 팀으로 다시 돌아갔다. 크루제이루, 올림피아코스, 충칭 당다이 리판을 거쳤다.

앞서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 더 이상 한국 대표팀을 이끌지 않겠다고 밝혔다. 월드컵을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이번 월드컵까지만 하겠다고 내린 결정은 지난 9월이었다. 선수들에게도 이야기를 했고, 필요한 인원들에게도 전달했다. 브라질전 이후 결정에 대해 재확인하는 부분에서 정몽규 회장님과 말씀을 나눴다. 이후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스카이 스포츠'와 나눈 이야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난 9월에 결정을 내렸다. 그때 난 협회 사람들과 선수들에게 알렸다. 월드컵이 끝난 직후 다시 내 결정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난 이미 결정을 알려야 할 모든 사람에게 말한 상태였다"고 다시 한번 입장을 확인시켜줬다.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은 처음으로 차기 행선지에 대해서 작은 힌트를 남겼다. 지금까지 벤투 감독은 행선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항상 휴식을 먼저 이야기했다. 이번에도 처음은 같았다. 그는 "지금은 휴식이 조금 필요하다. 그 다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봐야 한다"고 먼저 답했다.

이어 "영국 축구에서 벤투 감독을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등장했다. 벤투 감독은 망설임 없이 "영국 축구는 모두가 경험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절대로 마음속에 없는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제안이 오는지 지켜보는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사임한 신태용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이어받은 벤투 감독은 빌드업과 빠른 압박, 전환을 중심으로 한 현대적인 축구 이식을 위해 노력했다. 오랜만에 4년간 경질 없이 팀을 이끌었고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닌다. 고집스러운 전술 운영, 제한적인 선수 기용 폭 등으로 비판을 들었다.

본선 직전까지 여러 말이 많았으나 벤투 감독은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라인을 올리는 공격 축구를 펼쳤다. 놀라운 경기 내용이 한국 국민 모두가 놀랐다. 매번 약자 축구를 하던 때와 비교가 됐다. 결과까지 얻었다.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잡으며 기적적으로 16강에 올라갔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업적이었다.

한편 벤투 감독은 에미레이트 항공 323편(EK 323편)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한 다음 포르투갈로 복귀한다. 벤투 감독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행선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