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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승리와 민주당의 살길
서울시장 박원순 압승 한나라당 참패
2011년 10월 28일 (금) 14:27:28 [조회수 : 1160] 김 훈 choicops@news-plus.co.kr

박원순 승리와 민주당의 살길

서울시장 박원순 압승 한나라당 참패

사상 유례없는 네거티브 선거전이라는 비판속에 치러진 10.26 재보선이 야권 압승, 집권 여당 한나라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이번 2011년 하반기 재보선은 광역자치단체장인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서울 양천구청장, 부산 동구청장, 대구 서구청장, 강원 인제군수, 충북 충주시장, 충남 서산시장, 전북 남원시장 및 순창군수, 경북 울릉군수 및 칠곡군수, 경남 함양군수 등 기초자치단체장 11명, 그리고 광역의원 11명과 기초의원 19명을 새로 뽑는 선거였다. 투표결과 재보선 전체의 평균 투표율은 45.9%로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개표결과 48,6%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후보는 한나라당의 1,867,857표(46,21%)를 얻는데 그친 나경원 후보를 무려 200,600표 앞선 2,158,457(53,4%)를 획득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11곳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선거는 한나라당이 서울 양천구를 비롯 부산 동구, 대구 서구, 강원 인제군, 충북 충주시, 충남 서산시, 경북 칠곡군, 경남 함양군 등 8곳에서 승리했고 민주당은 전북 남원시, 순창군 등 2곳에서 이겨 텃밭을 지켰다. 한나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경북 울릉군은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

문재인 이사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해 대결을 펼쳐 관심을 모았던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전체 투표자 3만4천135명(39.5%) 가운데 1만7천357표(51.08%)를 얻어 2천435표(36.59%)를 얻는데 그친 민주당 이해성 후보를 15%포인트 차로 따돌려 문재인 이사장에게 치명타를 가했다.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강성호 후보가 총 유효투표수 4만1천461표 중 2만2천624표(55.01%)를 획득해 1만8천498표(44.98%)를 얻은 친박연합 신점식 후보를 제쳤다. 강원 인제군수 재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이순선 후보가 43.2%의 득표율로 야권 단일화에 패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외에 전국 11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4곳, 민주당이 4곳, 무소속이 3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또 모두 19개 선거구에서 이뤄진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7곳, 한나라당이 6곳, 무소속  4곳,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1곳을 차지했다.


여야가 사활 건 대선 전초전

야권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가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은 서울시장선거가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는 점이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야권 대권주자로 급부상하여 박 전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매김한 안철수 교수간의 대권 대리전 성격이 짙은 선거에 덧붙여 향후 총선 및 대선 정치 풍향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 서울시장 선거가 초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치열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시장 선거 승패가 불러올 정계개편과 총선 결과에 따른 정치지형의 격변에 이어 정권의 향방이 좌우될 대선을 염두에 두다보니 여야는 서울시장 선거에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뒷전으로 물러나 있던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였다. 여기에 당차원에서 박원순 후보에 대한 온갖 의혹을 친정부적 방송과 언론의 지원하에 융단폭을 가하는 전천후 입체적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중심으로 총공세를 가하였다.

정치적 운명이 백척간두에 걸린 민주당 지도부도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에 처절하다 싶을 정도로 올인하였다. 민주당은 민주, 민생, 안보, 남북평화 위기를 초래한 이명박 정권의 국정파탄으로 인한 천재일우의 정치적 호기를 맞았음에도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박원순 시민후보에게 패해 자체후보를 내지 못한 정치적 불임정당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더욱이 박원순 후보가 끝까지 민주당 입당을 약속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 후 안철수 교수,문재인, 이해찬 등 친노세력이 주도하는 <혁신과 통합>과 함께 영남-강남좌파 중심의 친노 시민정당을 창당하여 민주당을 흡수통합하려는 정략적 함의가 숨어있다는 논란이 분분한데도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개의치 않았다.

선거운동 초기 안철수 바람을 등에 업고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오차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13% 가량 앞서 간다는 여론조사 때문이었는지 박원순 선거캠프로 몰려가 각자 공동선대위원장 등 크고작은 감투를 쓰고 선거운동에 너나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그리고 차기 당권을 노리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선거운동에 경쟁적으로 앞장섰다. 이미 박원순 후보를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기 위해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던 손학규대표는 "박원순의 승리는 내년도 정권교체의 대 신호탄이 될 것이다"며 박원순 후보 지원에 동분서주 하였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정동영 최고위원도 "민주진보세력의 집권을 위해 박원순 후보는 압승해야 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서울 곳곳을 돌며 유세전을 벌였다.

특히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박원순 후보 지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온몸을 던지다시피 하였다.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자 가장 먼저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확정!"이라고 트위터에 글을남긴데 이어 "위대한 민주 국민의 승리입니다. 민주당도 박영선 후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를 수용하고 박원순 후보의 승리를 위해 함께 몸을 던질 것입니다"라고 올인맹약을 행동으로 보여주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고인이 되신 김대중 전 대통령 유지를 앞세우는건 기본이고 호남 향우회까지 끌어들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20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하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초반에는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허탈감에 젖은 '골수당원'들이 기권하는 게 좋다는 정서가 많았으나 지금은 지지도가 박빙으로 가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지지층 표심 모으기에 전력을 기울였고 박후보 유세마다 근접 옹위하면서 박후보 지지를 당부하는 열변을 토하였다.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여 박원순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를 놓고 대결을 펼쳤던 박영선 의원도 선거운동 초반부터 박원순 캠프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마치 자기 선거를 치르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박원순 후보 승리를 위해 열정을 바쳤다.

이외에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과 추미애, 신기남, 김효석 의원 등 당 중진과 대다수 의원들도 선거후 정치적 입장을 고려 경선 승리에 대한 덕담을 공개적으로 건넨데 이어 선거 캠프를 찾아 선거 운동에 동참하였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후보경선에 참여했었던 천정배 최고위원은 "축하합니다! 박원순 야권단일후보. 민주당과 시민사회는 한 뜻으로 정의와 인권의 길을 걸어왔고 또 걸어가야 합니다"라며 "박후보는 좋은 서울시장깜입니다. 그와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 복지서울을 만듭시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축하메시지를 띄우는 것을 시작으로 선거운동을 적극 거들었다.


범보수 한나라당 진영의 초박빙 전략 총력전으로 돌파

그러나 이러한 민주당의 거당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운동에 나서고 각종 정보와 홍보선전언론방송을 장악한 한나라당이 단타 효과 만점인 네게티브 전략을 구사하면서 선거국면에 변화가 나타나는 조짐을 보였다.

특히 친여 보수언론이 바통을 이어 받아가며 나경원 후보가 역전하거나 초박빙 접전 양상이라는 조작성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나타나자 민주당은 당 자체후보인 매도 놓치고 박원순 당선이라는 꿩마저 놓치는게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만연하면서 패닉상태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정동영 최고위원과 손학규 대표가 23일과 25일 박원순 후보 승리를 다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에 앞서 킹 메이커를 자처한 박지원 의원이 호남 향우회 임원진 150여명을 대거 선거캠프로 초청하여 지지를 이끌어 내는 성의도 서슴지 않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일에 이어 21일에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하늘나라에서도 박원순 후보의 당선을 바라고 계실 것"이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에 민주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야권이 연합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통합 또는 연합연대를 해야 하는데 박원순 후보가 그 출발점이자 시금석"이라는 말로 지지층 표심 끌어 안기에 총대를 맸다.

한편 박원순 후보는 권노갑, 한광옥, 박상천, 김원기, 장상 등 민주당 원로들을 대거 고문으로 위촉한데 이어 24일 안철수 교수와 전격회동하여 안철수 교수로부터 '응원편지'를 이끌어내 범여권이 조작한 초박빙 선거 국면에대한 지지층의 위기감을 불식시켰다.

이에 힘입은 민주당과 박후보 선거캠프가 25일 서울 곳곳에서 지지층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총력 지원 유세를 벌이고 20~40대 지지층이 투표일인 26일 투표마감시간까지 인터넷과 휴대전화,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하여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대거 투표장을 찾은 결과 홍준표의 엄포성 선동에 의해 투표장으로 몰려 나온 1% 강남표심을 제압하고 박원순 후보에게 승리의 월계관을 씌우는 위대한 민심혁명을 행동으로 보여 주기에 이른 것이다.


정권교체 주역, 민주당의 살길

민주당 중심의 야권의 압도적 승리는 정책적, 정치적 격변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야권후보가 승리한 서울시는 그동안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해오던 르네상스, 디자인 서울 등 전시성 정책에 수정 내지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고 반면 서울시장 재보선의 원인이 되었던 무상급식, 일자리 창출 등 복지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서울시의 보편적 복지지향적 정책변화는 이명박 정부 정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임은 두말할나위가 없다.

정치적 파장은 한마디로 메카톤급이다. 대권주자 대리전으로 불리는데서 보듯 정국 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당장 이명박 정권은 레임덕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비록 지지기반인 영남지역 4곳과 충청지역 2곳, 강원 1곳, 그리고 서울 양천 구청장까지 8곳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한데 위안을 삼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의 핵심인 서울시장 선거패배 의미를 뒤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또한 선거패배에 따른 책임 논란으로 인한 친이 친박계간 분열 등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며 이에 따른 당 개혁, 쇄신이 현안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면서 패배주의에 이은 당 해체, 친박 또는 재야 보수세력 중심의 새로운 보수정당 창당이 가시화 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특히 관심을 끄는건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이다. 자신이 주도한 선거전에서 40전 전승을 기록하여 선거의 여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박근혜 전 대표의 전승펀치도 자신이 밀었던 나경원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 패배함으로써 위력이 예전같지 않음이 드러났다.

비록 대선 유력 주자 반열에 올랐던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대결을 펼쳤던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하여 텃밭인 영남지역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함을 확인하는 소득을 얻긴 하였지만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진 서울시장선거에서 패배하였다는건 대세론이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대선가도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우려는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안철수 교수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나타난데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서의 지난날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대안부재론이 건재한 상태에서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를 결별에 가깝게 재설정을 하고 한나라당을 당명 개명은 물론 재야 보수층을 망라한 사실상의 재창당에 가까운 범보수의 환골탈태를 전면에서 이끌면서 정국을 주도하는 정치력을 보여 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야권의 정치지형도 복잡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야권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의 선거전을 주도하여 서울시장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야권 대통합의 계기를 마련한데 정치적 의미를 두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승리를 주장하지만 불임정당의 자기만족성 나홀로 평가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 민주당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텃밭인 전북지역 남원시장과 순창군수 선거에서 승리하긴 하였지만 나머지 기대를 걸었던 강원 인제군수와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패배한데다 자당 소속 안희정 충남, 이시종 충북, 최문순 강원 등 자당 소속 광역단체장 장악지역 선거에서 전멸하여 수도권과 호남을 제외한 총선 대비 바닥민심에 빨간불이 켜져 총선과 대선을 민주당 중심으로 치르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물론 승리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더욱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민주당과 당내 대선 유력주자들의 향후 정치적 운명이다. 박근혜-안철수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진 서울시장 선거를 민주당 중심으로 치루어 박원순 후보 승리를 이끌어 냈지만 뼈빠지게 선거운동에 헌신한 민주당에 돌아 올 것은 승리에 따른 정치적 열매보다는 당의 해체 내지는 분당이라는 자살독배가 쥐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박지원 전 대표가 21일 평화방송에 출연하여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민주당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그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까지 팔아가며 선거운동에 온몸을 던진 박 전 원내대표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물론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이 맞을 수도 있지만 박원순 당선자가 당선 확정후까지도 민주당 입당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안철수 교수를 중심으로 시민사회 진영과 함께 <혁신과 통합> 등 친노진영을 망라한 신당을 만들어 충성을 맹세한 민주당내 인사를 규합 흡수통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권에 관심이 많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합 유지를 전가의 보도처럼 다시 꺼내 흡수통합에 앞장선다면 안철수 신당의 바지 당대표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안철수 신당이 나오기 전에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을 민주당으로 입당시키는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대표 로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권을 노리는 대표적인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의 거취다. 손학규 대표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급부상하면서 정치적으로 이미 내상을 입었다. 여기에 잇따른 단일후보 경선에서 정치적 의도가 개재된 거듭된 양보성 패배로 후보를 내주는 등 민주당을 불임정당으로 만든데 따른 의혹으로 지도력 불신을 자초하였다. 결정적인 것은 안철수 교수의 정치적 부상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물론 속수무책으로 일관한데다박원순 입당노력마저 물거품이 되는 등 통찰력과 위기관리, 정치력에 한계를 보여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에 치명상이 될 것이란 점이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손학규 대표와 정치적 처지가 궁박하기로는 난형난제다. 대선 패배후 탈당을 통한 국회의원무소속 당선, 재입당, 당권도전 등 숱한 정치적 난관을 거친데 이어 보편적 복지, 희망버스 동참 등 정치적 내공을 쌓으며 유력 대권주자로 위상회복에 전력투구해 왔지만 손학규 대표의 견제, 문재인 부상에 이어 안철수-박근혜 구도로 대권지형이 변하면서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이러한 위상 답보는 서울시장후보 당내 경선시 밀었던 비주류 천정배 후보의 패배에서 보인 정치력, 조직력 약화가 대변해 주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진퇴유곡에 빠진 민주당과 손학규대표, 정동영 최고위원과 달리 민주당을 선거 머슴으로 이용하여 힘들이지 않고 서울시장을 차지한 박원순 당선인과 응원편지 한장으로 강력한 야권 대권주자의 위상을 강고하게 구축한 안철수 교수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독식하는 등 정치경제적 법칙에 입각, 열매를 거저먹다시피 함으로써 최대의 승리자가 되었다.

이러한 성공적 질주가 시작에 불과하다는게 민주당으로서는 부러울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안철수-박원순 신당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장강의 물줄기가 될 전망이고 안철수 주가마저 폭등하여 안철수 교수의 연구소 주식지분이 원래의 다섯배가 넘는 3700억원대에 이른 만큼 선거자금 걱정없이 대선을 자력으로 치를 수 있게 되어 손학규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의 대선 경쟁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안철수-박원순 체제가 정치적으로 반드시 성공을 보장한다는 건 아니다. 비록 박원순 후보가 민주진보진영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범야권의 총력 지원으로 당선의 영광을 누리긴 하였지만 선거과정에서 기부금 모금, 강남 고액 전세, 병역, 학력, 딸 학과 전과 등 숱한 도덕적 의혹이 제기되는 등 진정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것도 그렇고 지역적 지지기반이 박근혜 전 대표와 겹치는 영남이라는 점에서 신당창당을 통한 정치적 성공이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중심 신당이 서울시민과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지만 부산 동구청 선거가 문재인 이사장이 총력전을 폈음에도 한나라당에 패배한데서 보듯 영남권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이기기 어렵고 야권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배신감이 적지 않은 민주당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이 안철수를 제2의 노무현으로 여긴다면 호남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 내기 쉽지 않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아무튼 야권 승리, 여권 패배로 끝난 이번 10.26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박원순의 당선에 당력을 집중하여 총력전을 폈음에도 박원순 당선인이 당선소감에서 민주당의 역할언급과 감사보다는 시민의 승리를 선언한데 이어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신당흡수식 언급에서 보듯 향후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할 만큼 위기에 빠진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자업자득이다.

그동안 야당다운 선명성과 투쟁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욕은 욕대로 먹으면서 여당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는무기력한 용두사미식 의정활동, 그럴듯한 통합명분으로 포장한 지지세력 확장을 염두에 둔 단일후보 양보에 의한 불임정당을 당연시한 손학규 체제에 대한 지지층의 실망과 이탈, 정권 재창출 실패 친노세력의 당내외 준동과 당 지도부의 영합이 제 무덤을 판 탓이다.

민주당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 야권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민주당을 불임정당으로 전락시킨 친노 영합 당지도부의 퇴출 등 당을 투쟁성을 갖춘 선명한 정당으로 전면 개편하는 등 환골탈태해야 한다. 이와함께 박원순 당선인이 민주당 입당을 거부하고 안철수 정당을 추진한다면 과감하게 결별하고 경쟁을 통해 민주당으로 흡수해야 할 것이다.

거듭 민주당이 필히 실천에 옮겨할 것은 한나라당에 정권을 봉헌한 것으로 정치적 생명이 끝났음에도 야권분열의 상징인 국참당을 창당하여 경기지사와 김해 국회의원 재보선 단일후보를 강탈해 민주당을 불임정당으로 만든 유시민 세력과 <혁신과 통합>을 만든 이해찬과 시민단체, 부산 동구청장 선거 참패로 정치심판대에 오른 문재인과의 정치적 유대관계를 깨끗하게 청산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 한 민주당에 정치적 볕들날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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