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전국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박윤봉 충남대 교수는 이날 수능 출제와 관련 브리핑에서 "예년 출제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학교에 충실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두 차례 시행된 모의평가 결과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예년 출제기조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졸업생 비율이 늘어난 점도 출제에 고려했다. 올해 수능에서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1.1%로 26년 만에 가장 높다.

출제본부는 1교시 국어영역에 대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기초해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려고 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출제본부는 출제원칙에 대해 "교육과정에서 설정한 지식과 기능에 대한 이해력, 교과서를 통해 학습한 지식과 기능을 다양한 담화나 글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을 중점적으로 측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시상담교사단과 입시업체들은 올해 수능 국어가 지난해에 비해서는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대교협 교사단은 다만 "(변별력을 갖췄던)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하다"고 밝혀 중상위권에 변별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최상위권에서는 예년보다 난도가 다소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국어의 전체적인 지문 난도가 낮아지고 문제가 쉬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최상위권 변별력은 다소 하락할 수 있지만 중상위권에서는 여전히 국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변별력도 예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사는 "최상위권에서 국어 변별력이 다소 하락한다면 다른 영역 비중이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종로학원·강남대성 등 입시학원은 국어가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변별력은 갖췄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됐지만 변별력이 없는 '물수능'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고, 강남대성학원도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올해 모의평가와 전체적으로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올해 9월 모평보다는 약간 쉬웠다"며 법조문 관련 지문인 12번 문항과 과학지분 17번에 변별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출제본부는 2교시 수학영역에 대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기초해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와 종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도록 했다고 했다.

출제본부는 "복잡한 계산을 지양하고, 단순한 공식 적용과 반복 훈련으로 얻는 기술적 요소보다는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와 종합적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을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인 '수학Ⅰ', '수학Ⅱ'와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로 나뉜다. 수험생들은 공통과목과 함께 선택과목에서 1개를 골라 시험을 치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시상담교사단과 입시업체들은 올해 수능 수학이 작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공통과목이 선택과목보다 대체로 난도가 높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조만기 남양주 다산고 교사는 "올해 9월 모의고사와 비교하면 유사하게 출제됐고, 작년 수능과 유사하다"면서도 "일부 수험생 입장에선 조금 쉽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도 "최상위권 변별력은 다소 하락하는 경향성이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입시학원들은 좀 더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종로학원은 "전년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돼 1등급 커트라인 또한 전년 수준을 유지할 정도"라며 "현재 추세로는 국어보다는 수학의 변별력 확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지난해 수능과 전체적으로 비슷하고, 올해 9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며 함수 문제인 공통과목 22번과 선택과목 미적분 30번, 기하 30번을 고난도 문항으로 꼽았다.